4차 산업혁명의 시대 '직지의 가치'를 논하다

곽동철 세계직지문화협회 회장(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이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직지(直指)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향 후 계획 등을 설명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사)세계직지문화협회 제4대 회장에 취임한 곽동철(64) 청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곽 회장은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세계화 사업을 추진·지원하기 위해 2005년 3월 창립된 조직의 수장을 맡아 3년간 협회를 이끌게 됐다. 곽 회장을 만나 직지문화협회의 현안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앞으로 추진할 중점 사업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먼저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린다.

-최근 만장일치로 추대돼 지난 5월 21일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1층 에듀피아 영상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그동안 유명무실해졌던 세계직지문화협회장을 맡으면서 막중한 책임감과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렇지만 조직을 새로 정비하고 안정화 시켜 그동안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세계직지문화협회는 어떤 일을 해왔나?

-세계직지문화협회는 그동안 직지를 통한 국가의 위상 제고와 직지의 가치 재정립 및 홍보를 통해 직지의 세계화를 위해 학술·문화 교류사업, 교육·홍보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청주시의 지원으로 그동안 인건비·운영비 1억원, 1인 1책 펴내기 사업 1억6천만원, 직지 전국순회전 1억원 등을 지원받아 운영해 왔으나 2018년 청주시의회에서 인건비 및 운영비를 절반으로 삭감했다. 예산 부활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대해 회장단이 총사퇴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영돼 왔던 차에 회장으로 취임해 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다.

곽동철 세계직지문화협회 회장(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이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직지(直指)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향 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곽동철 세계직지문화협회 회장(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이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직지(直指)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향 후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한국의 직지문화에 대해 어떠한 철학을 갖고 있는지?

-직지는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한 금속활자본으로 실물이 전해오고 있다. 따라서 직지는 한국이 금속활자 발명국이라는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다. 직지는 금속활자 발명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지식정보를 전달할 필요성에 의해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이다. 즉 고려시대 우리 조상들의 DNA가 오늘까지 이어져 대한민국이 지식정보강국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직지문화 현안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직지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가 아직 낮은 편이다. 직지에 대해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현재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시민들에게 직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야 직지에 대한 자긍심도 생길 것이다.
 

외국의 직지문화 사례와 연구동향에 대해 궁금하다.

-독일 구텐베르크박물관에서도 금속활자의 발명은 한국으로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은 청주시에서 2000년 구텐베르크박물관과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서양의 학자들이 직지를 비롯해 한국의 인쇄술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고 유네스코 직지상이 만들어져 이제 직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본다. 그리고 재미한국학교협의회에서는 해외동포 2세들을 중심으로 직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 민간외교 사절단인 반크에서는 해외 각종 사이트를 검색해 직지에 대한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직지를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반크와도 손을 잡고 직지를 제대로 알리는데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 세계직지문화협회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직지가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78년이나 먼저 간행됐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이에 대한 사실을 많이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직지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라는 강조보다도 당시 우리나라의 인쇄 부흥기를 세미나 등으로 조명해보고 고려의 인쇄문화 중심지임을 강조하고 최초의 금속활자 발명국으로서 한국을 전 세계에 자랑해야 한다. 또한 21세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직지는 지색재산의 상징물이 돼 IT강국을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청주의 정체성과 나아가서 한국의 국가적 위상도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회 영문 표기인 World Jikji Culture Association의 약자로 CI를 제작했다. 세계직지문화협회의 전 세계인들의 공유할 세계기록문화유산 'jikji(직지)'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신을 계승, 직지를 통한 우리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고자하는 의지를 담았다.
협회 영문 표기인 World Jikji Culture Association의 약자로 CI를 제작했다. 세계직지문화협회의 전 세계인들의 공유할 세계기록문화유산 'jikji(직지)'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신을 계승, 직지를 통한 우리민족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고자하는 의지를 담았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직지에 대해 오래 연구하고 전문가인 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실장을 역임한 황정하 실장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저는 앞으로 협회를 어떻게 이끌고 알릴 것인지 큰 그림을 그리고 전문가인 황 사무총장과 함께 직지의 세계화를 위한 계획수립과 집행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또한 청주시와 청주고인쇄박물관, 저희 협회가 할일을 성격에 맞게 구분해 전문성을 나눠 업무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역할 분담이 잘 돼있지 않은 것 같다. 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각 위치에서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나눠 정관에 나와있는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짜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직지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회원 늘리기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래야 직지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우리 협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곽동철 협회장은

경남 김해 출신으로 중앙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5년부터 청주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중앙도서관장, 충북권역이러닝지원센터장, 교무처장, 인문사회대학장을 역임했다. 곽 협회장은 그동안 청주시립 공공도서관 건립지원 활동, '책 읽는 청주'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한국문헌정보학회장,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장, 한국도서관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