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안맞고 회사 존폐 불안감­… 월 평균 급여 41% 저축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10여년간 국내 대기업 계열사에서 근무한 A(43·청주 흥덕구)씨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말 퇴직한 이후 수 년간 계획했던 '건축 설계 및 소방 안전진단' 관련 솔루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창업을 준비중이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인의 여가생활을 중시하기 보다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해 목돈을 마련했다. 여기에 정부 지원금과 지역 창업 인큐베이팅 기관을 활용해 청년 창업가로 발돋움 하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로 인한 내수시장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주위에서 '잘다니던 직장을 왜 그만뒀냐'는 의견도 많았으나 수년전 부터 구상하고 정보를 모아왔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며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저축하면서 사업 밑천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장 생활이 잘 맞지 않기도 했지만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회사의 존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점도 조기 은퇴를 결정하게 된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30대 직장인 3명 중 1명은 조기은퇴를 목표로 일하는 이른바 '파이어족'으로 나타났다.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은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해 미래를 계획하고 조기에 직장 은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현재를 즐기며 산다는 의미로 2·30대에서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욜로(You Only Live Once)'와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25명을 대상으로 파이어족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27.4%가 '나는 파이어족'이라고 답했다.

여성(23.8%)보다 남성(32.4%)이, 20대(21.3%)보다는 30대(29.5%)에게서 응답 비율이 각각 높았다.

특히 이들 파이어족은 조기은퇴 이후 목표하는 것으로는 사업·창업(33.1%)로 나타나 조기 은퇴 후 개인 사업 또는 창업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부동산·주식 등 투자(20.6%), 인생 2모작·노후준비(20.0%) 등이 이었다. 여기에 '특별한 계획 없음'을 꼽은 비율도 23.8%로 집계돼 파이어족 4명중 1명은 은퇴 이후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파이어족의 월 평균 급여(주관식)는 267만원이었다. 그 중 41.4%를 저축해 월 평균 저축금액은 110만5천원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용돈비율은 월 급여의 22.0%로 저축비율의 절반에 그쳤다.

더구나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용돈도 30%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파이어족은 코로나19 이전 월 평균 58만7천원의 용돈을 사용했지만 현재는 40만8천원을 용돈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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