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경제부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르는데 한푼이라도 더 모아서 준비해야죠." 경제불황의 장기화로 인해 청년들이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청년 직장인들 사이에서 조기 은퇴를 꿈꾸는 속칭 '파이어족'이 트렌드로 뜨고 있다.

'파이어족'(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은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해 미래를 준비하고 조기에 직장 은퇴를 계획하는 것이다.

이들은 50~60대가 아닌 30대 말 또는 40대 초반 조기 은퇴를 목표로, 소비를 줄이고 수입의 70~80% 이상을 저축한다.

조기 은퇴 이후 창업 또는 투자를 계획해 자아실현과 자산을 늘려 편안한 노후가 목적이다.

이는 현재를 즐기며 산다는 의미로 수년전부터 유행처럼 번졌던 '욜로(You Only Live Once)'와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특히 파이어족은 국내 경기불황이 길어짐에 따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적지않은 기업들이 존폐 위기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은 인건비 절약을 위해 장기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기업의 경영 위기를 경험한 근로자들은 과거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의 무의미함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

여기에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에 청년들의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30대 청년들이 수도권 '영끌 갭투자(모든 수단을 동원해 갭투자)'에 목을 멘 것도 평생 직장생활을 해도 집 한채 마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같은 모습은 '한탕주의'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이 모든 것은 결국 청년들의 '불안'에서 비롯됐다.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른 고용 불안 등 다양한 불확실성은 현재를 즐기는 욜로와 현재를 희생하는 파이어족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탄생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대세에 흔들리지 않는 계획적인 '스스로의 행복'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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