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 둔 13일 각 시험장별로 예비소집이 실시된 가운데 청주56지구 12시험장인 산남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시험 유의사항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는 교육분야가 중대한 고빗점을 맞게 됐다.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를 시작으로 대입절차가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된 내용들은 전국 교육감들이 대책을 마련한 뒤 오는 9일 교육부에 정식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코로나로 인한 고교 학사일정 차질에 따른 고3 구제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른 수능 난이도 조정 등 교육부의 대책이 이달 중으로 예정돼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2021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은 예년에 비해 한달가량 늦춰진 12월3일로 정해졌다. 따라서 정시관련 일정은 모두 미뤄질 수 밖에 없으며 전체적인 대입절차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포함해 바뀐 2021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보면 전형방법 등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다. 다만 일부 자격기준을 코로나에 맞춰 변경하거나 전형기간을 조정했다. 자체적으로 전형 방법 등을 변경한 20여곳의 대학들도 면접·실기의 비대면, 비교과 영역의 반영기준 변경 등 코로나로 인한 상황을 고려하는 정도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대입에 쏠려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만큼 대입의 정점인 수능은 관심사다.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고3 수험생들이 재수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구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능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능 난이도를 조정해 유불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 최근에는 거꾸로 재수생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학생부 전형 등 비교과의 편차가 작지않다는 목소리도 많다.

실제 3~4월 학교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3 학력에 대한 우려가 학교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당장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가 이에 대한 해법의 하나인 셈이다. 수능 난이도에 학생과 학부모의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들어가는 비교과 평가의 경우 재학생들이 불리하다는게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결국 교육부에서 이런 지적사항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관건이 됐다. 특히 이번에 제시될 방향이 중요한 것은 향후 대입에서 비슷한 상황이 거듭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확인된 '감염병 창궐시대'에 학교교육은 원격수업 등 온라인으로 대체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미 경험했듯이 여러 문제가 뒤따른다. 이런 가운데 학교별 교육환경과 수업격차, 학생지도 여부 등 대입 여건이 기운다면 공정성의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모두가 만족할 수준은 아니어도 대다수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입을 위해 수년간 구슬땀을 흘린 수험생들의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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