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을 읽다]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공감 능력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현재 우리 사회에게서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이라고 합니다. 공감은 함께 공(共)자와 느낄 감(感)자를 써서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공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공감하기까지 16년이 걸린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결혼을 하자마자 바로 아내가 임신했습니다. 장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아이가 태어나면 나에게 할머니라고 부르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매우 섭섭했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지내왔습니다. 물론 장모님은 태어난 손녀를 보고 '할머니, 할머니 해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장모님께서 할머니가 된 나이는 46세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장모님의 나이가 되고 보니, '아~, 장모님이 왜 할머니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는지를 저절로 깨닫게 됐습니다. 나이 46세에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라, 너무 빨라 당혹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장모님께 그 때 왜 할머니라고 하지 말라 하셨는지에 대해 이해된다고 말씀드리니, "맞지 맞지"하시며 그 때의 일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그 상황에 있어 봐야 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꼭 자신이 상황에 부닥쳤을 때만 알아차리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훈련으로 공감을 늘려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 인지를 하고 그 감정이 왜 일어나는지 서로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을 알아가면 점차 공감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 전문가의 지도를 받고 자신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공감의 핵심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며 인정해 줄 때 공감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흔히 자신의 감정에 휩싸여 다른 사람의 감정을 놓치는 경향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때 더욱 그러합니다. 이때 우리가 떠올려야 할 문구가 있습니다.

己所不慾 勿施於人(내가 하고자 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아라 - 논어 안연편)

우리는 나도 하기 싫은데,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경향이 매우 많습니다. 전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아 인간관계가 틀어지게 됩니다. 비록, 역지사지해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이 문구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욕심대로 하게 되면 상대방은 상처를 받을 것은 뻔하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자신의 감정에서 벗어나 상대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할 때 바로 배려의 마음이 도출됩니다. 더 나아가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베푼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수님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2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조환문 청주IT과학고 교사

우리는 항상 나만을 생각하며 내가 대접받기를 원합니다. 이제 처지를 바꾸어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대접하는 베푸는 삶을 살아봅시다. 공감하는 자, 베푸는 자가 세상을 바꿉니다. 왜냐하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지사지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진정한 공감을 이루시고, 그 공감을 바탕으로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