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대통령 비서실장의 자리가 나긴 난 자리인가 보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이 끊이지 않고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충북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국가 정책을 결정, 집행하면서 이름이 언급되면 좋으련만 청와대 고위 공직자 중 대표적인 다주택자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어디 많은 주택을 소유했나 보면 그렇지도 않다. 달랑 아파트 두 채란다. 물론 서울 노른자위 지역에 한 채 있지만 청주에도 한 채가 있다. 언 듯 생각하기에 요즘 같은 세상에 아파트 두 채가 무슨 문제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 일반인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직위가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부동산 특히 주택(아파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한두 푼도 아니고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 원, 많게는 억 단위까지 직접 자신의 재산과 관련이 있으니 오죽하겠는가. 일반적으로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이라면 1천만 원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모아야 한다. 일확천금은 아니더라도 이로 인해 눈을 돌리는 것이 부동산이다. 그 만큼 민감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을 잡겠다고 부동산 정책을 21개 발표했던 정부의 대통령 비서실장이 다주택자다.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맞자 한 채를 판다고 한다. 서울과 청주 집 중 청주 집을 팔기로 했다. 서울 집을 판다고 밝힌 후 불과 50여분 만에 번복한 것이다. 실거래 가격이 10억 원이 넘는 집과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집. 5년간 하락했다가 반짝 가격이 오를 호재 불과 한 달 만에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지역의 2억원 대 집. 일반인이라며 누구나 청주 집을 파는 것이 당연한 듯 보인다.

노 실장은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하는 공인(公人)이다. 일반인(一般人)과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 일반인과 같은 생각을 하고 행동한다면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다.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누구보다 공익을 우선 생각해야 할 공인으로 이번 처신은 분별있는 행동이 아니었다. 참모들에게 솔선수범을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의 처신은 씁쓸한 뒷 맛을 남겼다.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성난 민심 탓인지 결국 노 실장이 서울 집도 팔기로 했다. 노 실장은 청주 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도 현재 살고 있는 아들의 거주문제를 해결한 후 팔겠다고 밝혔다. 뒤늦게 나마 잘한 결정이다. 민심을 완전히 돌리기에는 역부족이겠지만 다른 정치인들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됐다. 현재 비서관(1급) 이상 청와대 참모 중 주택을 2채 이상 가진 사람은 노 실장을 제외하고 11명이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실거주 한 채를 남기고 주택을 팔아야 한다, 돈을 벌고 싶은지, 정의롭고 명예롭게 살고 싶은지를 결정해야 한다. 노 실장의 경우 처럼 공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장을 몰고 오는 지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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