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부

코로나19 여파로 전 국민이 힘든 상황 속에 많은 임대인들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며 소상공인 지키기에 나섰다. 그러나 청주의 한 빌딩에서는 상생의 미덕은커녕 건물주가 임차인들의 관리비를 부풀려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빌딩 관리사무소는 전기세와 수도세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년간 2천여만원의 관리비를 더 받았다. 29개 점포를 대상으로 한 사기행각은 코로나19로 매출이 반 토막 난 올해 1~5월까지도 이어졌다.

참다못한 A임차인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건물상가번영회에 문제를 제기를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무책임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번영회장은 오히려 A임차인을 극성맞은 사람으로 취급했다. 상가 내에 A임차인에 대한 악성루머가 퍼진 시기도 그즈음이다.

번영회장이 이런 모습을 보인 이유는 그 역시 건물주이기 때문이다. 이 곳은 공동건물주가 다수 있는 집합건물 형태다. 번영회장 뿐만 아니라 총무, 감사 등은 공동건물주였다. 관리비를 더 받은 이유가 '장기수선충당금' 명목임을 봤을 때 상가번영회 임원진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번영회장은 취재가 이뤄지자 "관리소장이 다 한 거지, 나는 모른다"라며 관리소장 개인 일탈이라고 답했다. 이어 "번영회장에서 물러날 생각"이라며 임원진 총 사퇴의사를 밝혔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부 기자

관리소장은 "임차인들을 위해 돈을 미리 세이브해 놓은 것"이라면서도 "부당하게 받은 돈이기에 돌려줄 예정"이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결국 이들은 부당하게 받아온 관리비를 모두 돌려줬다. 하지만 사퇴를 약속한 임원진은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정수령한 관리소장도 마찬가지다.

A임차인은 "인근 건물도 관리비를 부풀린 사례가 있었다"며 "관행처럼 이뤄지는 불법에 대응하는 방법은 임차인이 목숨 걸고 싸우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