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89명 불과…17개 광역시·도 가운데 하위 12번째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병원. / 김용수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병원. / 김용수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정부가 의사 인력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충북에서 배정받을 수 있는 인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9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력 양성 방안은 ▶지역의 중증·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3천명 ▶역학조사관·중증외상·소아외과 등 특수 분야 의사 500명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등 응용 분야 연구인력 500명 등이다.

지역의사는 '지역의사제 특별 전형' 방식으로 충북대학교병원 등 각 지역 의대에서 뽑는다. 이 전형으로 입학한 의대생들은 장학금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지역에서 일정 기간 필수의료에 복무하도록 한다.

다만 의무복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장학금을 회수하고, 의사면허가 취소되거나 중지된다. 일정 인원을 배정받은 의대가 인력 양성 실정 평가에서 미흡한 결과가 나오면 정원은 회수된다.

전국적으로 한 해 의대 정원은 3천58명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정원 40명 규모의 의대 9개를 신설하면서 3천253명으로 늘어났지만 2000년 의약분업 반대 의사 파업 과정에서 정원이 10% 감축된 이후 15년 간 동결된 상태다.

충북의 경우 의대 정원은 89명에 불과하다. 충북대 의대 정원 49명과 건국대(충주) 의전원 40명을 더한 규모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하위 12번째다.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병원. / 김용수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병원. / 김용수

충북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전북과 강원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정원을 배정받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의 의대 정원은 전북대(110명), 원광대(76명)를 합친 186명에 달한다.

강원과는 격차가 더 크다. 강원의 경우 강원대(49명), 가톨릭관동대(49명), 연세대 원주(93명), 한림대(76명) 등 4개 의대가 있는데, 의대 정원은 267명이나 된다. 충북보다 3배가 많다.

수도권과 견줘서는 불균형이 더 심각해진다. 지난해 기준으로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를 보면 수도권은 2.14명이지만 충북은 1.5명 밖에 되지 않는다. 충북은 수도권, 전북(2명), 광주·전남(1.95명), 부산·울산·경남(1.89명), 대구·경북(1.78명), 대전·충남(1.78명), 강원(1.7명), 제주(1.7명)에 이어 전국 꼴찌다.

충북은 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았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치료 가능한 사망률'에서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으로 현재 의료기술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통해 피할 수 있는 원인에 의한 사망이 인구 10만명당 충북은 58.5명이지만 서울은 40.4명에 불과하다. 충북이 서울보다 무려 31% 높은 것이다.

충북이 서울 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췄다면 18명의 환자가 질병으로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병원. / 김용수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천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충북대학교 병원. / 김용수

이처럼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턱없이 열악한 충북은 이번 의사 인력 확충 방안에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번 정부 방침을 계기로 인접한 대전·충남과 도세가 비슷한 전북 만큼의 의대 정원을 배정받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정원 50명 미만인 의대에 정원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말이 나오면서 충북은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는대로 그 동안 축적한 열악한 의료서비스 자료 등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의견 개진을 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은 줄곧 현재 의대 정원 89명에 131명을 더해 220명까지 의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충북이 오송을 중심으로 바이오·헬스를 집중 육성하는 만큼 의과학자가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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