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실태조사, 비용절감 위해 '연차 촉진제도' 시행… 평균 3.8일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충북도내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에 근무중인 A(43)씨는 다음달 초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이 크다.

여기에는 A씨가 근무중인 이 기업이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영상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 2차 벤더 업체인 이 기업은 올해 코로나19 전국 확산 이후 일부 부품 수급에 난황을 겪으면서 생산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는 등 매출이 반토막 났다.

A씨는 "회사 경영이 어려운 시기에 휴가를 가는 것도 불편해 짧게 다녀올 계획"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휴가비는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

이처럼 내수시장의 불황과 코로나19의 전국확산으로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으면서 올 여름 기업들의 휴가비 지급률이 감소했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전국 5인 이상 793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91.9%가 '올해 여름휴가를 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계휴가를 실시하는 기업의 48.4%가 휴가비를 지급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54.5%) 대비 6.1%p 감소한 수치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기업이 56.7%, 300인 미만 기업이 46.6%로 작년보다 각각 3.9%p, 6.6%p 감소해 300인 미만 기업에서 감소폭이 더 컸다.

또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시행해 연차휴가 사용을 장려한다는 기업은 작년(52.7%)보다 10%p 늘어난 62.7%로 집계됐다.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기업 중 300인 이상은 64.4%로 작년(57.5%)보다 6.9%p 늘었고, 300인 미만은 62.3%로 10.7%p 높아졌다.

시행 이유에 대해서는 '연차수당 등 비용 절감 차원'이라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근로자의 휴식권 보장 차원(39.2%), 최근 경영여건과 무관한 관행적인 시행(13.7%) 등이 이었다.

하계 휴가를 실시하는 기업들의 평균 휴가 일수는 3.8일로 지난해(3.7일)와 유사한 수준이다.

300인 이상 기업은 평균 4.5일로 작년(4.3일)보다 0.2일 늘었고, 300인 미만은 평균 3.6일로 작년(3.5일)보다 0.1일 늘었다.

제조업의 경우 하계휴가를 단기간(약 1주일) 집중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응답이 72.0%로 가장 많았고, 비제조업은 장기간(1∼2개월)에 걸쳐 실시하겠다는 응답이 69.3%로 가장 많았다.

아울러 응답기업의 76.0%가 최근 경기 상황이 작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21.8%, 작년보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2.1%였다.

여기에 경기가 작년보다 악화됐다는 응답은 300인 미만 기업(75.5%)보다 300인 이상 기업(78.1%)에서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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