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치권·시민사회 "전쟁영웅 vs 친일행위자" 엇갈려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친일행적으로 생전부터 현충원 안장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백선엽 장군의 장지가 대전현충원으로 지난 11일 결정됐다.

백선엽 장군은 지난 10일 오후 11시 4분께 별세했다.

향년 100세인 그는 1920년 평남 강서에서 출생해 일제강점기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문에 들어온 뒤 6·25전쟁 때 1사단장, 1군단장,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주중한국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와 38선 돌파 작전 등 결정적인 전투를 지휘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한국군 최초로 대장으로 진급했다.

국가보훈처와 육군에 따르면 백 장군 유족 측은 보훈처에 대전현충원 안장을 신청했으며, 이날 관련 심의를 거쳐 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 안장이 확정됐다.

미래통합당 충청권 의원들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백 장관을 추모했다.

통합당 5선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은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영웅 맥아더 장군의 명언을 인용해 "노병(老兵)은 죽지 않는다. 단지 사라질 뿐이다"며 "구국(救國)의 영웅 백선엽 장군의 영원한 안식을 두 손 모아 빈다"고 했다.

같은 당 3선 이종배 의원(충주, 정책위의장)도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이 어제 소천했다"고 언급하고 "'내가 앞장설 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던 백 장군의 울림을 잊지 않고,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백선엽씨는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이 조선독립군 부대를 토벌하기 위해 세운 간도특설대에 소속되어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장본인"이라고 현충원 안장에 반대했다.

그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그의 별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이해찬 대표는 12일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백 장군의 과거 친일 행적 논란 등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는 백 장군의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 장군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는 무공훈장 수훈자 사망 시 대통령의 조화를 보내도록 한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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