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과 시민이 2020년 문화로 재탄생 시킨 '추억'

공주시 문화가있는 날은 원도심 감영공방길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작가들이 작품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거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진은 '예술가의 플리마켓'과 '주제가 있는 공연'.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공주시는 2013년 도시재생활성화 시범사업에 처음 당선되어 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까지 거의 천억에 가까운 예산을 원도심활성화를 위하여 국비를 지원받고 지방비를 투입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들 역시 이전의 사업 추진 방식과는 다르게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며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그 간에 사업을 추진해 오던 관성이 있어 한꺼번에 완전히 새롭게 변화되길 기대할 수 없기에 아직도 이전에 토목공사하던 방식으로 이전 건물들을 밀고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짓는 방식을 지양하고 있지만 이전의 건물을 부스고 외형을 복원하거나 주민의 민원이란 이유로 주민의 삶에 터전에 혈관 같은 골목길들을 밀어버리고 도로를 내는 등 우리가 살아 온 삶에 흔적들을 너무 쉽게 지워내고 생경한 모습의 변두리 도시 경관을 만들어 내곤 한다.

결국 우리의 기억이나 추억을 반추할 수 있는 어떤 장치나 흔적들이 남아있지 않은 공간은 그 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편집자

▶'삶에 공간이 추억이 되면 보물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몇 년 전부터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는 <도시재생>이란 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슬로건처럼 느껴진다.

도시재생이란 이전 산업사회와 근대화시기 도시의 발전 척도를 이전에 우리가 살아왔던 오래된 건물이나 골목길을 밀어 버리고, 더불어 그곳에서 살아 온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어 공간을 비운 다음 (지워버리고....) 새로운 현대식 건물을 짓거나 도로를 뚫고, 주차장이나 광장 등을 만들어 왔던 사업들을 이제는 현재 그 지역에서 살아오고, 살아갈 사람들이 이전보다 나은 삶에 터전을 스스로 디자인하고 그 터를 기반으로 삶에 질과 지속성을 높여 지역 혹은 도시의 활성화를 꾀하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페러다임이다.

문화가 있는 날 포스터
문화가 있는 날 포스터

▶<2020 공주 문화가 있는 날>은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자꾸 지워지고 삭제될 수 있는 기억과 추억의 흔적과 파편들을 예술인란 장치로 모으고 예술가의 상상력을 더하여 그것을 오늘의 기억으로 끌어내어 함께 살피고 즐겨보자는 프로젝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재 사회에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시거나 은퇴를 전후한 세대들이 많이 기억하고 추억하고자 하는 70-80년대 시기의 이야기들을 주제로 다양한 예술적 장르를 동원하여 콘텐츠를 개발하여 공감을 이끌어 내고 함께 즐기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공주의 전문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하는 <시민문화반> 강좌를 통해 일정기간 동안 수업을 진행하여 시민들이 자신의 추억과 정서를 담은 창작시를 짓고, 이를 전문캘리그래퍼나 미술작가가 시화로 제작 완성해가는 '시민문학반'과 앞 수업에서는 사진 촬영기술을 익히고 전문사진사와 함께 공주원도심의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공주의 속살을 앵글에 담아 보는 '시민사진반' 수업을 진행하여 이 결과물을 가지고 공주시청 '신바람도서관과 작은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여 시민과 함께 공감하며 감상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프로그램 <예술가의 플리마켓>과 <주제가 있는 공연>은 주로 공주원도심 감영공방길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작가들이 평소 자신이 해왔던 작품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거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동시에 같은 공간에서 70-80년대 시기의 정서를 담을 음악들을 모은 공연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중학동 당간지주 공원에서 플리마켓 두 번, 주제가 있는 공연이 네차례에 걸쳐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플리마켓이 없는 2회는 공주연극공연단 '꼬대각시'가 하숙을 주제로 한 창작극 공연을 통해 1970-80년대 교육도시 공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던 하숙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여 그 기억을 나누며 잠시 추억에 잠겨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문화가 있는 날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가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창작자가 되어 문화생산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 분야는 전문예술인은 예술작품을 생산하거나 공연을 하는 주체이고, 일반인은 그 작품을 감상하는 역할로 구분되어 있었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 문화예술을 향유한다는 개념이 시민들이 단순한 감상자의 위치를 넘어 창작자로서 향유하는 욕구가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고 이는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2020 문화가 있는 날 주요 프로그램들은 이러한 변화와 예술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시도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소개한 <시민문화반>이 그러하고, 이후 진행되는 <골목비엔날레>와 <공공예술프로젝트>가 이러한 형식으로 진행되게 된다.

공주지역 청소년, 지역 공공예술분야 활동가 약간 명이 함께 만들어가는 <골목비엔날레>는 제민천 변 골목길을 특정하여 골목길에서 만나는 예술작품의 감상 기회를 마련한다.

골목길에서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느닷없이 마주하는 즐거운 시간을 이 행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제안할 수 있다.

참여(초대) 작가들에게 주민들의 눈높이에서, 공주의 역사와 공주의 현 시점에서 삶과 직접 연관된 소제를 찾아 예술적 표현을 요청하고, 이해와 감상에서 즐거움(쾌)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만들어 간다.

또 다른 주민참여프로그램 <공공예술프로젝트>는 공공미술에 대한 이해를 통해 개인적인 문제와 공동체의 문제, 지역적 문제를 주민의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그 해결방안을 찾아가보며 지역 문제를 바라다보는 시각을 넓히는 기회를 예술행위를 통해 구현하고 실천해 본다.

작품제작 전 과정과 현장설치의 진행방식 그리고 전시오픈과 전시진행에 폭넓게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같이 참여해 봄으로써 인적교류와 정보교류 등의 다양한 문화사적 관심에 대해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공주의 전문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주요 프로그램인 '시민문화반'.
공주의 전문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주요 프로그램인 '시민문화반'.

앞서 설명한대로 <2020공주문화가 있는 날>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문화예술 창작자가 되어 창작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창작의 즐거움과 그 결과물의 공개 전시를 통해 감상자의 눈으로 평가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는 점이다.

이렇게 구성된 프로그램들이 적게는 5-6명에서 많게는 10여명 내외의 시민과 작가가 참여하여 전체적으로 약 70-80여명이 작가와 스텝으로 참여하게 되어 예술인들에게 작은 일거리를 제공하면서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각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시민과 작가, 스텝들이 참여하여 모든 참여하고 작품을 동시에 발표하는 <한여름 밤의 수다>라는 프로그램을 프로젝트 중간 지점인 8월에 진행하여 시민들과 만나고 함께 즐길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서로가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이웃과 나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시민과 예술인이 공주의 이야기를 담아 예술작품을 만들어 가고, 만들어 낸 결과물들이 함께 즐기는 이러한 시도들이 공주시의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여 공주시 원도심을 활성화해 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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