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재원 경제부장

가족이라면 허물이 있어도 감싸주고, 비난을 받더라도 보듬어 이해해 하는 것을 인지상정이라고 한다.

최근 다주택 문제로 입방에서 오르내리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대하는 청주, 더 나가 충북을 보면 이 같은 '가족 의식'은 없어 보인다.

주택 2채 중 자신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아 준 고향인 청주의 집을 먼저 팔아버리려 한 시도에 청주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 반포 아파트는 남겨두고 청주의 집을 매각하는 것은 정치 목적이 없는 한 고향에 머물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향 주민들이 봤을 땐 '왜 하필 청주냐'며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

여기에 '똘똘한 한 채(반포 아파트)'는 남겼다는 비난 여론이 더해졌다. 어떠한 식으로 흠집을 내려는 모양새다. 결국 노 실장은 자녀가 살고 있는 반포 아파트까지 처분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이들은 모를까 대한민국 국가 의전서열 17위인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출한 청주, 그리고 충북에선 적어도 이 같은 비난의 화살은 겨누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노 실장은 지역 역사상 청주가 낳은 대표적인 정치인이자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다. 노 실장이 만약 정치색이 짙은 영·호남권 출신이라면 그 동네에서 같은 반응이 나왔을지 의문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들은 '자유 시장경제 체제에서 2주택이 뭐가 그리 큰 흠이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고향 집을 먼저 처분해 서울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라'는 포용력을 발휘했을 수 있다.

자녀가 거주한다는 노 실장과 배우자 공동명의인 반포동 아파트(13.8평)는 지난해 10월 10억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지난 2006년 2억8천만원에 매입한 뒤 13년이 흐르면서 7억2천만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했다.

청주의 아파트(40.8평)는 2003년에 사서 현재 시세는 2억6천만원 정도에 책정됐고, 주중대사와 비서실장을 수행하면서 4년간 빈집으로 유지됐다.

비난의 화살을 쏟아대고, 여기에 편승한 그들에게 노 실장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느 집부터 처분하겠냐고 묻고 싶다. 아마 '자녀를 내쫓고 서울 집을 팔겠다'고 하는 이는 없을 확률이 높다.

설사 서울 집을 먼저 팔았더라도 뒤따르는 것은 시세차익을 누렸다는 비난이다. 결국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남이 아닌 우리라도 노 실장을 감싸주고 편들어 주는 가족애를 발휘해도 될 듯 싶다.

노 실장 측근은 그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수행을 하면서 청주, 충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한다.

박재원 경제부장

아마도 청주와 충북을 가족처럼 여기는가 보다. 우리도 그를 가족처럼 대해 가족사에 큰 업적을 만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구닥다리 발상으로 집 밖에서 큰 일하는 사람을 험담하는 '흑역사'를 만드는 데 우리까지 비난의 보조를 맞출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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