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살아있는 공예촌'으로"

하종철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회장./ 이지효
하종철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회장./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1999년 제1회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시작으로 '공예도시 청주'를 표방하는 청주시에 세계적인 공예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한국전통공예촌 복합문화산업단지가 들어선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2020년도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반영돼 공예촌 조성사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하종철 (사)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회장을 만나 들어봤다.

"한국전통공예촌이 조성되면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산업단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가나자와 공예마을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살아있는 공예촌이 될 것입니다."

하종철(74)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회장은 청주시 미원면 쌍이리에 들어설 한국전통공예촌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안온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오는 사람은 없는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 각종 테마가 있는 한옥마을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하 회장은 "전통공예라 하면 일반적으로 그냥 '공예품'이라고만 알고 있는데 우리 삶의 문화, 생활 문화"라며 "의·식·주에 해당되는 모든 생활 도구가 공예품으로 문화의 근간이고 뿌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통공예인들은 그동안 소외되고 등안시 되다보니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공예인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자생력을 갖자'고 마음을 모으고, 전통공예가 하나의 생활속 상품이 돼서 일상속으로 파고 들어가보자고 뜻을 모았다.

하 회장은 "이러한 것을 계기로 정보도 공유하고 전통을 기반으로 한 콜라보 신상품도 제작하기 위한 '전통공예 집성촌'을 만들어보자는 것이 청주에 전통공예촌 건립의 발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 회장은 "그러나 그동안 공예마을을 만들었을 때 실패 사례가 많았다"며 "그러한 실패를 겪지 않으려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숙박 등이 복합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한번 왔던 사람이 또 다시 오게 만드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공예촌에 각종 테마, 색다른 컨셉으로 민속문화도 즐기고 다양한 놀이시설, VR 등을 믹스한 다양한 복합문화가 가능한 곳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하 회장은 "청주를 용인 민속촌과 전주 한옥마을의 장점이 어우러진 한옥마을로 만들어볼 예정"이라며 "또 미원 면민을 공예 체험강사로 육성시켜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청주의 지리적 요건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가나자와 공예마을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신했다.

하종철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회장이 조감도를 보며 공예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효
하종철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 회장이 조감도를 보며 공예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효

"청주는 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는 물론 전국 어디에서든 2~3시간 안에 방문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있습니다. 모든 조건을 봤을 때 일본 가나자와 못지 않은 공예마을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공예촌내 유실수 단지를 조성해 약용, 식용은 물론 공예재료로서 사용하고 주민들에게 위탁 재배와 체험, 교육까지 이끌어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용인과 전주는 단지만 조성돼 있고 사람이 직접 거주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박제된 것이지요. 그러나 청주의 전통공예촌은 사람이 직접 거주하니 언제든지 작업 모습을 볼 수 있고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살아있는 공예촌이 될 것입니다."

전통공예촌으로 터전을 이전할 장인과 명인들도 상당수다.

국가무형문화재 대목장 신흥수, 국가무형문화재 소목장 소병진, 부산공예명장 (도자) 전수걸, 부산공예명장 (한지) 정계화, 충북공예명장이면서 한국공예협동조합연합회 소순주 회장, 한복문화재 전수자 김인자, 인천광역시 공예 명장 김갑용, 인천광역시 박공예 명장 강은수, 청주의 천연염색 염숙희 작가 등 쟁쟁한 장인과 명인들이 전통공예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생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청년작가들에게도 작업 공간을 대여해주는 창조공방도 운영할 예정이며 다른 공예 종목을 안배해 입주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공예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모험의 숲, 글램핑장, 민속시설, 수변정원 등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하 회장은 "공예인들이 입주하면 모든 공예인들을 주주화 해 운영법인을 만들고 전문가를 영입해 운영할 것으로 세계적인 모범 사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52년 동안 옻칠공예의 공예인으로 살아온 하 회장은 "공예인들의 선배로서 전통공예촌의 기반을 구축하고 공예인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전통공예에 대한 후계자 양성은 국가의 몫"이라며 "전통공예 전수자 양성을 통해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전통공예촌은

전통공예촌 전경 조감도

현재 산업단지계획 승인절차 이행단계

30만4천㎡에 한옥공방·R&D센터 등 조성

(사)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회장 하종철)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통공예촌 복합문화산업단지'는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쌍이리 213-2번지 일원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번 공예촌 조성사업은 우리나라에 선례가 없었던 '최초의 복합문화산업단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예촌 조성사업은 지난 2016년 청주시와 (사)한국전통공예진흥협회의 MOU체결을 통해 추진돼 왔다. 공예촌은 총면적 30만4천㎡의 규모로 총사업비 2천746억 원(1단계: 산업단지조성(682억 원), 2단계: 건축 및 지원시설 건립(2천64억 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민간개발사업이다.

시는 오는 2021년까지 관련법에 따라 산업단지계획 승인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3년까지 건축 및 지원시설 건립을 포함해 한국전통공예촌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전통공예촌 구름다리 조감도

전통공예촌에는 공예공방 및 주거시설을 모두 갖춘 '전통한옥 공방'과 공예기술연구 및 인력양성을 담당할 'R&D센터', 4계절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저잣거리, 야외공연장 등 '문화시설', 기타 상업시설 및 한옥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는 오는 17일 미원면 주민들과 함께하는 합동 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가장 한국적이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공예촌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청주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공예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전통공예촌이 원활히 조성될 수 있도록 행정절차 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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