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3억 투입 조림사업 추진… 벌목 후 어린 종 식재 낭비 지적

청주시 오송읍 공북리 시유림에서 벌채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산 정상 부분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 김용수
청주시 오송읍 공북리 시유림에서 벌채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산 정상 부분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 김용수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미세먼지를 줄여 보겠다는 청주시의 시정 방향이 엇갈린다는 평가다.
 
한쪽에선 곳곳에 나무를 심는 반면, 다른 쪽은 수십 년 된 나무를 베어내 민둥산을 만들고 있어서다.
 
시는 한범덕 시장이 미세먼지 저감을 시정 중점과제로 삼자 지난해부터 다양한 사업을 기획했다.
 
우선 23억원을 들여 지역 7개 지구 363㏊에 미세먼저 저감 조림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5억원을 들여 오창산업단지 대로변에 미세먼지 차단을 숲을 만들고, 청주산업단지에는 16억4천만원을 들여 상록수 교목 중심의 차단 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관련 부서 너나 할 것 없이 도로변, 공원, 완충녹지 등 공공용지 자투리땅까지 나무를 심으려 혈안이 됐을 정도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선 이와 정반대 일이 벌어지자 미세먼지 저감 시정 방향이 제대로 설정됐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청주시 오송읍 공북리 시유림에서 벌채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산 정상 부분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 김용수
청주시 오송읍 공북리 시유림에서 벌채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산 정상 부분이 민둥산으로 변했다. / 김용수

 
오송읍 공북리 시유림에선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벌채 작업이 한창이다. 규모는 총 49㏊로 이곳에는 벌령기를 맞은 통상 25~40년생 침엽수와 활엽수가 자생한다.
 
시는 오는 12월까지 작업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으로 멀쩡한 나무까지 모두 베어낸 뒤 여기에 다른 수종을 심는다는 구상이다.
 
명분은 병해충 방제와 경관조성, 세외 수입 3가지다.
 
이곳은 2016년 소나무재선충이 유입돼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발병이 확인되고 있다. 벌채를 마치면 오송산업단지와 어울리는 조림을 통해 특색 있는 산림경관을 만들기로 했다.
 
벌목한 나무를 팔아 얻는 세외 수입은 총 1억3천500만원정도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미세먼지 저감을 놓고 봤을 땐 벌채 사업 명분이 다소 빈약하다는 평가다.
 
환경단체 등에선 병해충 방제를 위해서라면 선택적 벌목을 택할 수 있고, 경관조성은 장기적 측면에선 모를까 당장 해결해야 할 미세먼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
 
재정 면에서 1억원정도를 얻으려고 나무를 없애는 것은 환경적 측면에선 낭비일 수 있다고도 판단한다.
 
시는 벌목 작업이 끝나면 이 맨땅 위에 3억4천만원을 들여 5년생 활엽수 위주로 어린 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결국 제대로 작동하는 미세먼지 필터를 없애고, 아직 제기능을 발휘하기 부족한 미숙한 필터로 교체하는 셈이다.
 
건강한 산림환경을 위해 벌채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미세먼지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겠다는 시정 방침에는 부합되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나이가 많은 나무는 오히려 탄소 배출이 많아 건전한 산림을 위해선 수종갱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무 47그루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알려진 경유차 1대에서 연간 배출하는 매연을 저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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