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숙희 '육아맘 맘수다' 시민기자

화내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진심을 전하는 말이 가능할까?

아이가 거짓말을 한 것을 알게 됐을 때, 정말 진짜인 줄 알았는데 완벽하게 거짓말을 한 것을 알게 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교별, 선생님별로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름의 과제가 주어지고 있다. 학교에 가지 않을 때 수업을 듣고 과제물 해야 할 것을 했는지 체크를 하게 된다.

"지용아, 바로학교(온라인수업) 다 들었니?" "네"

"밴드(담임 선생님께서 따로 과제를 올려주신다)에 올려져 있는 과제 다 했어?" "네" 그래서 한번은 밴드에 들어가서 확인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뭘 다 했다는 거지? 순간 욱! 하고 화가 났다.

"지용아!!!" 이름 부르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별것 아닐 수도 있는데, 마치 엄청나게 큰일을 저지른 것처럼 화를 낼 준비를 하며 소리를 질렀다.

"지용아, 이거 밴드에 확인했어? 안 한 게 많은데?"

"어, 했는 줄 알았어요" "너 아까 엄마가 물어봤을 때 했다고 했잖아, 다 확인했다고 했잖아." "어, 이거 못 봤어요, 진짜예요"

그럼 또 화가 나서는 "이거, 여기 쓰여 있는걸 천천히 보면서 해야지, 동영상만 본거지?"라면서 다그쳤다. 이런 일이 몇 번 생기면서 자꾸 마음 한구석에 '또 안 하고 했다고 거짓말하는 거 아냐?'라는 불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에 리퍼브 가게에 갔다가 책 반값 행사를 한다기에 둘러보았다. '화내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진심을 전하는 엄마의 말하기 연습(책으로 만나는 맘스라디오 공감톡/한빛라이프)'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다. 지용이와 같은 나이의 조카를 키우는 동생이 자신도 읽어봤는데 좋다면서 추천을 해주었다. 책은 엄마인 나, 그리고 아이 이해하고 공감하기 두 챕터로 나눠진다.

"너 또 거짓말할 거야?"/정직의 중요성 알려주기 부분을 보니 아이들은 순간적으로 자기를 보호하고 싶을 때, 불안하기 그 때문에 거짓말한다고 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추고 자기 자신의 언행과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신호라고 발달 심리학자 캉리는 말한다. 거짓말을 했다고 다그치고 나쁜 사람 된다고 말하기보다는 용기있는 선택으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했을 때 "한 번 더 거짓말하면 혼날 줄 알아?" 가 아닌 "엄마가 알고 있는 것과는 좀 다르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더 좋을 것 같아."

"혼나지 않을 수 있어" 혹은 "솔직하게 말하면 엄마가 도와줄 수 있어"라고 이야기함으로 마음의 안정이 되고 믿음을 회복하도록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크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말할 힘을 기르도록 이끌어 줘야겠다.

그러면 아이도 엄마인 나도 조금은 덜 상처를 주지 않을 것 같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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