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영 '육아맘 맘수다' 시민기자

최윤영 시민기자가 직접 만든 비누.
최윤영 시민기자가 직접 만든 비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자고 하면 손이 가는 일이 많다. 빨래나 설거지를 위해선 소프넛을 끓여 놓거나 우려내야 하고 머리를 감기 위해 구연산수를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장을 보기 위해 장바구니와 더불어 그릇과 주머니들도 챙겨야 한다. 아침에 커피를 내린 천 필터를 정리하며 내일은 종이필터를 사리라 마음먹다가도 금방 그러지 말자 하며 내려 놓는다. 내 몸이 반응하고 안심할 수 있으니 멈출 수 없는 일이 된다. 플라스틱 통에 들어있는 우유를 집다가 멈짓하게 되고 유리용기로된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되면 기분이 업되기도 한다. 내가 이런다고 당장 무슨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럴까 싶다가도 화장실 휴지도 사용하지 않고 면으로 와입스를 쓰는 경우가 있다는 사례를 듣고는 경외심을 느껴본다. 꼭 누가 시켜서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자율성이 상실된 것인가? 내 자율성을 무한히 확장시키는 증폭제로 만드는 것에 도전해 보았다. 품목은 거품입욕제와 약산성비누, 그리고 지난번에 시도했던 허니랩을 좀더 만들어 두었다. 사실 제로웨이스트를 하면 우리의 소비 욕구를 좀 줄여야 하는데 이런 새로운 탕진잼을 누려 보는 것도 보상이 된다.

나는 그리 고분분투하며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떤 길인지 더 알고 싶어 세 권의 책을 읽어 보았다. 만약 제로웨이스트학과 커리큘럼을 짠다면 아래의 순서로 교재가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

제로웨이스트도서
제로웨이스트도서

#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허유정, ㈜새움출판사, 2020. 5. 20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안내하는 책이다. 저자가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 내용을 담백하고 알차게 넣었다. 제로웨이스트 고수 단계에 해당하는 것만 적어본다. 장을 볼 때-에코백, 텀블러, 젖은 식재료를 담을 컨테이너도 챙긴다. 카페에 갈 때-텀블러와 같이 가는 사람이 쓸 빨대도 챙긴다. 비닐을 쓸 때-비닐을 쓸 바에 사지 않는다. 택배를 이용할 때-거의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는다. 쇼핑할 때-플라스틱 제품은 사지 않는다. 음식을 먹을 때-식자재 중 버리는 게 없고 만든 음식은 다 먹는다.

#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 (고금숙, 도서출판 슬로비, 2019. 10. 7)

저자는 어느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내 반찬통 들고 가서 망원시장에서 거절당한분? 비닐봉지 없이 장 보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올렸더니 30명이 모였고, 그중 7명이 남아 망원시장을 바꿔보려고 뭉쳤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덜어파는 가게 알맹상점이 유명한데 저자가 그 알맹상점을 운영하시는 분이라 책에서 나의 동경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낄수 있어서 왠지 소원풀이를 한 기분이었다. 나만 실천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을 실현하고 있는 분의 책이다.

어린이가 수제 입욕제로 거품놀이를 하고 있다.
어린이가 수제 입욕제로 거품놀이를 하고 있다.

# 너무 늦기전에 알아야 할 물건이야기 (애니 레너드, 김영사, 2011. 4. 27)

제로웨이스트는 물건이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재활용되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책은 자원의 추출, 생산, 유통, 소비, 폐기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즉 물건의 모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환경폐해와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수정할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책에서 새로운 개념은 소비자 자아와 시민·공동체 자아다. 시민자아가 활성화 돼야 하는 이유는 더 강하고 생기있는 공동체게 참여하여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고, 공동체적 라이프스타일은 지구에 미치는 부담을 줄여주고 공공의 정치 참여로 전 지구적인 문제에 집단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