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공사 물량 집중·지역 '찔끔' 배분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충주로 이전하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역과의 상생을 소홀히 해 비난받고 있다.

19일 충주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2022년까지 충주 제5 산업단지 내 17만3천여㎡ 용지에 본관동과 공장동, 물류센터 등을 신축키로 하고 지난 8일 착공식을 가졌다.

2천억 원으로 추산되는 건축·토목 공사는 현대산업개발·현대아산 등 현대 계열사와 지역의 D건설 등 2개 업체가 공동 참여한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그룹 내 건설사업은 통상적으로 계열사에 일을 맡기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지역 건설업체가 하도급이 아닌 컨소시엄에 직접 참여하도록 배려해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컨소시엄을 통해 현대아산 등 현대 계열사에만 공사물량을 집중하고 컨서시엄에 참여한 지역업체는 사실상 들러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 측이 지역 건설사에 배분한 공사는 토목공사 뿐으로 액수도 2천억 원의 2.5%인 6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제5 산업단지가 이미 부지 조성을 완료한 상태여서 따로 진행할 토목공사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역 건설업계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역업체를 컨소시엄 참여시킨다고 생색을 냈지만 실제로는 제스처에 불과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지역 건설업체는 수주 포기 의사를 현대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4개 회사 컨소시엄이 공동 도급 물량을 나눈 것으로 다른 하도급 공사보다 인건비 등 원가는 크게 올라가지만 공사비가 적어 사업성이 좋지 않다"며 "이런 방식의 컨소시엄 참여라면 지역업체는 차라리 하도급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재는 지역업체가 토목공사만 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공구별 설계를 완료하면 공사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지역업체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공사 참여 비율에 관한)어떤 틀을 사전에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5월 2일 이사회 결정에 따라 경기도 이천의 본사와 공장을 충주로 이전키로 했으며 충북도와 시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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