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 SK하이닉스LNG발전소 건설 계획을 놓고 지역이 시끄럽다. 꽤 오래전부터 이를 반대해온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은데다가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에서 청주시의 역할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일각에서 이와관련된 갈등해소를 위한 협의기구 구성을 추진했으나 이 또한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지역사회를 좀먹고 악영향을 주는 이같은 갈등을 손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다.

LNG발전소 건설 반대활동을 이끌어오고 있는 미세먼지충북대책위는 최근 지역의 환경관련 거버넌스가 내놓은 협의체 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이력때문인지 협의회 불참 입장을 설명하면서 관(官)주도의 민간협치 기구인 거버넌스의 한계점을 내세웠다. 문제해결의 당사자격인 충북도와 청주시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더해 반대의지에 변함이 없다며 지자체 등의 책임있는 입장표명과 대책마련을 촉구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책위가 그동안 말한 환경위해 요소들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만큼 반대 목소리를 낮출 까닭은 없을 것이다. 협의를 통해 갈등을 풀어보자는 분명한 명분을 거부한데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어 보인다. '미세먼지 1위도시'라는 불명예 또한 큰 동력원이 되고 있어 밀어붙일만하다고 봤을 것이다. 다만 그들의 발전소 건립 반대운동이 사회적 손실을 야기하는 갈등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은 옹색하다. 반대 주장의 당위성과 관계없이 반대운동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이 지역의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

당장의 현안들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지역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일들 가운데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이 적지 않다. 직접적인 당사자들만의 문제도 있지만 보다 포괄적인 것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중에서 협의와 조율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던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친 해결이 더 효과적이고 존중받는 것은 일방이 아닌 여럿의 의견과 노력이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의견이 분명하게 갈릴수록 무릎맞춤은 필요하고 협의는 빛을 발하게 된다. 환경과 경제의 저울위에 놓인 LNG발전소 건립도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도 대책위는 자신들의 목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숨 쉴 권리'인지, 아니면 SK하이닉스LNG발전소 건립 반대인지 말이다. 아직도 벙커C유를 때는 지역난방공사 등 발전소에 매몰된 사이에 벌어지는 다른 문제는 외면해도 괜찮은가. 이런 문제들도 포함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게 더 효과적이지는 않을까. 보다 쾌적하고 나은 환경에 대해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그러나 갈등속에서 논란만 거듭되면 얻을 수 있는게 별로 없다. 지역사회의 갈등에 손놓고 있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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