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 필터서 유충 발견" … 시 "조사결과 이물질 없어"

'인천 유충과 유사한 물질이 나왔다'고 청주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는 사진. /인터넷 캡쳐
'인천 유충과 유사한 물질이 나왔다'고 청주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는 사진. /인터넷 캡쳐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지역 온라인 맘카페에서 퍼진 수돗물 유충 '카더라 통신'이 해프닝을 넘어 청주시 상수도 신뢰성까지 혼탁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흥덕구 가경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가 전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투명 정수 필터에서 인천 유충과 유사한 물체가 나왔다'는 내용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A씨의 동의를 얻어 이날 오전 한국수자원공사와 해당 가정을 방문해 합동 조사를 했으나 유충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 이물질은 확인할 수 없었다.

합동 조사반이 진위를 파악하려 했으나 A씨는 '필터에 있던 이물질이 없어졌다'고 말하면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아파트 저수조를 조사했으나 유충 등 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른 세대도 확인했으나 수돗물에서 이물질을 나왔다는 가정은 없었다.

상수도본부는 혹시 몰라 주변 일대의 수돗물을 가져다 현미경으로 확인했으나 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아파트는 물론 동일한 상수도관을 사용하는 주변 일대에서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곳은 A씨 가정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글을 올린 맘카페에는 상당구 용암동의 한 아파트 수돗물에서도 유충이 나왔다는 댓글이 달렸다.

시 상수도본부는 수소문을 통해 해당 아파트를 찾아 조사했으나 수돗물에서 나온 이물질은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

유충으로 짐작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형태도 없어 현재는 세면대에서 나온 이물질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흥덕구 비하동의 한 상가 화장실에서도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현재까지 수돗물과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유충이 발견됐다는 주변 곳곳의 수돗물 상태를 확인한 결과 유충 등 이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계속해서 조사를 해봐야겠으나 정수를 거친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시민에게 공급하는 수돗물은 대청호 원수가 지북정수장에 도착하기 전 염소를 투입해 1차 살균한 뒤 정수장에서 다시 약품을 투입해 이물질을 침전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어 미세한 벌레알도 통과할 수 없다는 모래 여과지를 통해 원수를 걸러낸 뒤 바이러스까지 분해하는 산화제와 오존 처리도 한다. 이렇게 살균한 물은 마지막으로 먼지조차 걸러내는 활성탄으로 여과한 뒤 배수지를 통해 각 가정에 공급한다.

다만 무심천을 기준으로 서쪽지역인 흥덕구 등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활성탄과 오존처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자원공사도 이날 정수장을 조사한 결과 유충 등 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흥열 상수도사업본부장는 "정수장에서 문제가 있다면 신고가 빗발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혹시 몰라 조사는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청주의 수돗물 안전성은 정부에서도 인정하고 있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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