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 교차하는 공주원도심 거리 "같이 걸을까"

[중부매일 이병인 기자] 미국의 유명한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이라는 저서에서 '가로가 재미있으면 그 도시는 재미있다.

가로가 무미건조하면 그 도시도 무미건조하다'고 말하며 기존 차량 중심의 도시계획이 아닌 보행중심의 도시계획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의 장기적 활력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활발히 오가는 '거리'를 촘촘히 연결해야하고, 가로변 수많은 상점, 음식점, 주점들이 들어서 거리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번 국토부 주관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 선정된 '충청감영길 역사문화가로 조성사업' 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목관아터 복원 사업, 제민천활력거점 조성사업 등과 연계하여 공주시 원도심에 다양성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충청감영은 충청도관찰사가 집무를 보던 관정으로 현재 도청의 역할을 하던 곳이다.

충청감영은 1603년(선조 36)에 공주시에 설치되어 1932년 대전 지역으로 충청남도 도청이 이전될 때까지 329년간 공주에 있었다.

감영은 환란과 방어를 목적으로 공산성 안과 제민천에 가까운 봉황산 아래 대지로 번갈아 위치를 옮기다가 1707년(숙종33)에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는다.

유적에 대한 훼손으로 본래의 모습을 찾기 어렵지만 포정사 문루, 금남루 사진 등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충청감영은 조선시대 충청도의 행정, 사법, 군사를 총괄하는 기구로 도내 최고 기관으로 54개 부, 목, 군, 현을 관할하였으며 종2품의 관찰사를 임명하였다.(그림 1 참조)


▶감영은 궁궐의 경우와 동일한 '左廟右社(좌묘우사)'의 법칙에 따라 동쪽에 임금의 전패를 모시는 객사를 두고 서쪽에는 제단지를 두었다고 전해지며(그림 2 참조), 봉황로에 T자로 면하는 감영길은 규모는 다르지만 서울의 광화문 앞 가로와 유사하다.

현재 감영문화가 남아 있는 곳은 전라, 경상, 충청, 강원 4곳이다.

충청감영을 제외한 전라, 경상, 강원은 15~20년 전부터 감영의 역사를 정리하고, 건축물을 복원하여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전주는 '전라감영 테마거리 조성사업'으로 전선을 지중화하고, 보행자 중심의 걷고 싶은 거리 조성하여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도시 경관을 제공하고 침체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그림 3 참조)

충청감영은 유적의 훼손 정도가 심하고, 현재 사대부고가 자리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복원이 어렵다.

이러한 난제에도 불구하고 공주시는 포정사 문루를 복원하여 감영과 공주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그림 4 참조)

▶이번에 선정된 공주시 '충청 감영길 역사문화가로 조성사업'은 감영길 중심으로 산재한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하는 통합 가로조성 사업이다.

감영길은 문화재 야행, 원도심 탐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역사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인근 다양한 문화자원을 연계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본 사업의 시행 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은 물론 원도심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공주시 관광은 공산성, 송산리고분군에 국한된 관광과 관람 시 차량이동으로 원도심에서 소비가 제한적이었다.

원도심의 상징거리를 조성하여 쾌적한 도시환경을 제공하고, 풀꽃문학관, 목관아터, 하숙마을, 대통사지, 제민천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행권으로 연계하면 전주시 한옥마을과 유사한 관광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업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총 3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의 비전은 '천년의 역사가 교차하는 거리' 이다.

사업은 충청감영 문화광장 조성, 충청감영 역사문화가로 조성, 역사가 흐르는 걷고 싶은거리 3가지 사업으로 구상되어 있다.

▶충청감영 문화광장은 포정사 문루 앞 유휴 부지를 활용하여 조성하고, 공주감영에 설치되었던 측우기(국보 제329호)를 형상화한 모형과 한식담장, 관찰사 동상, 안내시설물 등을 조성하여 충청감영의 정체성을 담을 계획이다.

충청감영 역사문화가로는 포정사 문루에서 목관아터에 이르는 원도심 중심축의 상징성을 복원할 계획이다.

현재 8m의 차도폭을 축소하여 6m로 조성하고, 전선 지중화와 디자인 패턴블럭을 적용하여 보행친화적인 도시공간 구조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파클렛과 상징게이트, 가로갤러리 등은 전통경관과 어울리도록 설치하여 역사경관의 정체성을 살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역사가 흐르는 걷고 싶은거리는 당간지주길, 대통 1길, 제민천 1길로 디자인 패턴 블록을 적용하여 보행친화적인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그림 5 참조).

감영길이 계획대로 조성된다면 문화재 야행 개최 시 대표적인 행사 개최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2022년부터 부여군과 격년으로 시행될 백제문화제를 대비하여 감영문화제를 구상하고 있는 공주시에서는 대표적인 행사 개최장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서 보행로 확장으로 시민의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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