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육회, A씨 개인 착복 문제 사전 인지 가능성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천안시 유소년축구교실 보조금 5천만원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시와 시체육회가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보조금 개인 착복을 눈감은 것이고 인지하지 못했다면 무능함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천안시축구협회와 지역축구계 등에 따르면 보조금 개인 착복 의혹을 받고 있는 A씨(천안시축구협회 전 사무국장, 2020년 퇴직)를 둘러싼 소문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흘러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경 천안시는 유소년축구교실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 과정에서 미비한 서류가 상당수 발견됐고 전 천안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유영채 천안시의원도 해당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직접 서류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천안시체육회에 미비한 서류를 보완해 제출했다. A씨가 제출한 서류는 대관 계약서, 강사 채용 계약서, 프로그램 운영 사업 계획서 등이다. 해당 서류에는 천안시축구협회장의 직인이 찍혀 있는데 이는 천안시축구협회가 실제 사용하는 직인이 아닌 위조 직인으로 확인됐다.

A씨가 서류에 필요한 천안시축구협회장 직인을 임의로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와 천안시축구협회 등에 따르면 임의로 위조된 직인은 실제 직인과 외형상 확연한 차이가 있어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그러나 평소 천안시축구협회와 공문을 주고받는 천안시체육회는 직인의 진위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해당 사업을 담당한 천안시체육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공문이 아니고 계약서 형태라 평소와 다른 직인을 사용했을 것이라 생각했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같은 시점에 A씨는 천안시축구협회 회장단을 상대로 "천안시와 체육회로부터 감사를 받고 아무런 문제 없이 마무리됐다"는 취지로 사실상 허위보고를 하며 회장단을 안심시켰다.

2019년 보조금 집행당시 천안시 담당부서 과장으로 재임하고 2020년 천안시체육회에 입사한 B씨는 "시나 체육회 차원의 감사를 한 적이 없으며 단순히 보조금 사용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점검을 한 적은 있다. 과장 재임시절 때나 체육회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보조금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A씨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지역 축구계 관계자는 "B씨와 천안시축구협회장은 개인 친분을 떠나 업무상으로도 자주 만나야하는 관계다"면서 "협회장에게 유소년축구교실에 대해 한 번이라도 물어봤더라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확산되지 않았을텐데 정말 몰랐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