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정수필터·생수 구매 등 자구책 마련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수돗물 필터를 알아보고 있어요. SNS에서 청주에서도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려 불안하네요."

가정주부 A(34·여·청원구)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세면대와 싱크대에 사용할 수 있는 정수 필터를 구매했다. 수도꼭지나 샤워기 등에 장착해 활용하는 이 필터는 시중에서 적게는 5천원에서 비싸게는 몇 만원대까지 다양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A씨는 지난 '마스크 대란'이 떠올라 구매할 수 있는 만큼의 필터를 구매 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청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문에 아파트 단체 체팅방 등이 하루 동안 불이 났다"며 "다행히 조사결과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각종 정수 필터 제품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B(32·상당구)씨도 퇴근길 대형마트를 방문해 생수를 구매했다. B씨 역시 '수돗물 유충' 소식에 평소 구매하지 않은 생수를 대량 구매했다. 여기에 그동안 미뤘던 정수기 구입도 고민중이다.

B씨는 "혹시라도 유충이 발견될 경우 내 피부 또는 몸속에 유입된다고 생각돼 끔찍하다"며 "평소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고 끓인 물을 먹는데 이번 기회에 생수를 대량 구입해 마실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불안이 청주 지역에서 SNS 등 '카더라'를 통해 재확산 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앞서 흥덕구 가경동에 거주하는 A씨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투명 정수 필터에서 인천 유충과 유사한 물체가 나왔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됐다.

C씨는 지난 19일 오후 8시 57분께 이 커뮤니티에 '대박이예요…인천 수돗물 남일이 아니였어요 ㅠㅠ'란 제목의 글과 함께 유충으로 보이는 사진 등을 올렸다.

이 같은 소식은 접한 시민들은 불안감에 세면대, 샤워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정수 필터의 구매하거나 식수로 사용할 물을 인근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로 청주 상당구 용암동 농협하나로마트는 SNS를 통해 청주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파된 20일 단 하루에만 '생수 매출액'이 147만2천774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같은기간 (13일 기준) 생수 매출액인 116만9천40원 대비 소폭 상승한 셈이다. 지난주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비교해도 비교적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청주시내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은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해당 가정을 방문해 실시한 합동 조사 결과 유충으로 추정되는 사진 속 이물질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합동 조사반이 진위를 파악하려 했으나 C씨는 '필터에 있던 이물질이 없어졌다'고 말하면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고 일대 수돗물 역시 확인했으나 이물질도 발견되지 않았다.

유흥열 상수도사업본부장도 브리핑을 통해 "정수장에서 문제가 있다면 신고가 빗발칠 텐데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혹시 몰라 조사는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청주의 수돗물 안전성은 정부에서도 인정하고 있으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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