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환경] 이지윤 충북자연과학교육원 교사

비 온 뒤 숲 속을 걸어 본 적이 있는가? 숲 속에 가득한 피톤치드와 음이온, 나무의 향기, 새 소리가 오감을 자극해 심신이 안정되고 몸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몸이 아프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지쳐있을 때 본능적으로 숲을 찾는다. 산림청에서는 많은 연구를 통해 숲이 가지는 치유적 효과를 제시했다. 우울증상 완화, 혈압강하, 아토피 호전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감소, 심리적 안정상태의 뇌파인 알파파의 증가, 면역력을 높이는 NK세포의 증가 등의 건강 증진 뿐만 아니라 분노, 좌절, 우울 등의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자아 존중감·행복감을 증진시키는 등 정서·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매스컴에서 여러가지 원인으로 아픈 사람들이 숲 속 생활을 통해 몸이 건강해졌다는 사연들을 보면 숲이 치유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에 숲이 있다면 어떨까?

학교는 국민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이다. 학교에 숲을 조성하면 녹지량이 많아져 학생들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활 공간 가까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제로 도시 숲은 도심과 비교하여 평균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25.6%, 초미세먼지는 40.9%가 낮고 1ha의 숲은 대기 중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을 연간 168kg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

그리고 한여름 평균 기온을 3~7도 가량 낮추고 습도는 9~23%를 상승시켜 자연적으로 기후조절이 가능하다고 한다. 미세먼지와 폭염으로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교육 활동에 제약을 주는 지금, 대안으로서 학교숲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2014년 제정돼 시행된 '충청북도 학교숲 조성 및 관리 조례'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학교숲 조성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57교의 학교숲을 조성했다. 학교숲은 학교 부지에 교목, 관목, 초본류 등의 식물과 의자 등의 편의 시설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학습 공간이 야외로 확대돼 녹지 확보를 통한 생물다양성 확대 및 기후변화 대응 등의 사회적 의미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학업스트레스를 낮추고 생태감수성을 함양하는데도 교육적 의미가 있다. 생태감수성이란 주변의 환경과 자연을 둘러보고 체험하며 이를 통해 환경 친화적인 태도를 가지고 학생 스스로 환경보호와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다. 생태적 감수성이야 말로 기후위기와 바이러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학교숲을 조성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학교숲이 가지는 의의와 가치는 학교 옥외 환경 조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한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는데 있다.

이지윤 충북자연과학교육원 교사
이지윤 충북자연과학교육원 교사

학교숲 조성사업은 학교숲을 만들고 가꾸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참여함으로써 환경을 위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고 교육공동체의 신체적·정서적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생태학습의 공간으로 미래교육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더 많은 학교숲이 조성돼 그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며 배우고 생명의 소중함을 간직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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