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최근 충북을 둘러싼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상생'이란 말이 무색하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먼 친척보다 가깝다는 이웃사촌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문장대온천 관광지 조성사업 재추진으로 충북이 다시금 들썩이고 있다. 지난 1985년 한강수계 달천의 최상류인 상주시 화북면 일대가 온천원보호지구로 지정된 이후 30여 년이 넘은 해묵은 갈등이다. 오죽하면 개발이익과 환경이익이 대립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환경갈등으로 꼽힌다.

문제는 한 지역의 개발이익이 다른 지역에 큰 피해를 안겨준다는데 있다. 더구나 이 사업은 지난 2003년과 2009년 대법원이 두번이나 불가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사업에 대해 문장대온천 관광지에서 배출될 오수가 확실하게 정화처리 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해 인접한 신월천, 달천 등 하류지역 수질이 오염,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식수나 농업용수, 생활용수 등도 오염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재 누리고 있는 환경이익 등이 현저히 침해되고, 관광지의 개발 전과 비교해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다고 보여 진다며 환경이익이 개발이익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은 누가봐도 정도를 벗어난 행동이다.

세종시의 KTX세종역 신설 추진도 비슷한 맥락이다. 충청권의 갈등의 불씨인 KTX세종역 신설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들이 추진한 연구용역을 발표하면서까지 갈등의 불씨 살리기에 여념이 없다.

세종시는 아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진행한 용역 결과를 공개하며 경제성분석에서 KTX 세종역 신설은 편익비용(B/C) 값이 0.86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책사업의 경우 B/C가 1 이상, 지역 균형발전 등을 고려한 종합평가(AHP) 값이 0.5 이상이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세종시는 세종역 신설은 B/C가 1을 밑돌았지만 앞선 조사보단 높아졌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7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진행한 용역에선 0.59가 나왔었다. 용역결과는 받아들인다고 해도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 세종시 스스로 그 것을 증명했다.

장병갑 정치행정부장

접근성과 역 간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세종역으로 최적지라는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 일대는 오송역과 공주역의 중간지점이다. 만역 세종역이 신설되면 공주역∼세종역, 세종역∼오송역의 간 거리는 각각 22㎞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표한 고속철도 적정 역 간 거리인 57㎞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도 이러한 경제성과 안전 문제로 세종역 불가 입장을 여러 번 천명했다. '내 밭으로만 물을 끌어온다'는 뜻으로 자신의 이익과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켜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 부른다. 지금 충북을 둘러싼 상황이 바로 그렇다.

객관적 검토를 거쳐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불가'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라도 분란을 멈추고 이웃사촌간 상생의 길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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