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송재구 (사)충북경제포럼

일부 경제학자는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가 과거 일본경제를 닮아가고 있다고 우려한다. 일본경제 '잃어버린 20년'을 똑같이 따라 가고 있으나, 일본의 실패를 거울삼아 우리는 결코 '성장을 멈추는 시간'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1991~2011)은 저성장, 저소비, 저물가 등으로 경제성장이 멈추는 장기적인 불황 상태를 말한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신속하게 따라 붙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함으로써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 4.8만달러에 근접하게 되었다.

일본경제 불황은 거품 경제가 무너지고 금융권의 부실 채권이 대량 발생하면서 시작되었다. 대출로 사들인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붕괴하면서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는 그대로 남게 되고, 기업과 개인은 그 돈을 갚을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은행은 돈을 빌려 주고도 회수할 수 없게 되어 부실채권이 발생하고, 이 부실채권은 금융 시장의 혼란과 경기침체의 원인이 되었다. 이 시기에 대출받은 돈을 값기 위해 지금도 어렵게 생활하는 국민이 있다고 하니 거품경제의 심각성을 보는 듯하다.

과거 20년간 일본정부의 대책은 백약이 소용없었다. 이미 큰 위기를 경험한 일본국민들은 소비보다는 저축에 신경쓰고 긴축재정으로 일관하였다. 특히 저출산으로 인하여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경쟁력 없는 중소기업이 퇴출 됨에 따라 적정한 일자리가 유지됨으로써 최근 실물경제가 살아나는 듯 하더니 세계 무역전쟁, 코로나 사태 등으로 또다시 어려운 국면에 있다. 우리에게는 기회임이 분명하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경제 따라잡기'를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그러나 일본은 경제대국이다. 2019년 기준, 일본의 국내총생산액(GDP)는 세계 3위(우리나라 12위)이고,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 171개나 된다(우리 77개), 과학·의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16명이나 된다.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약 22조원(2019년)이나 된다. 한국경제의 일본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나마 해마다 무역적자폭이 줄어 들고 있어 다행이다.

최근 한·일간의 갈등은 일제강점기 피해배상 문제, 반도체 필수 품목 수출규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독도 문제 등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경제가 커지는 것을 계속 견제하려 할 것이고 그것이 엄연한 국제적 현실이다. 멈추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경제 총량을 키우고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가 매년 3~4%의 성장을 하고 일본은 지금과 같이 저성장 기조를 유지할 경우, 일본경제 따라잡기에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 일본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 축구, 야구 등 일본과의 운동경기에서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최선을 다해 꼭 이기고 만다. 하계올림픽에서도 일본을 이기고 삼성은 소니를 추월하였다. 이미 우리 국민은 일본을 이기는 데 습관이 되어 있고 자신감이 충만하다.

둘째, 혁신이 중요하다. 혁신은 위기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 잘 나갈 때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이 혁신이다.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모든 분야에서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공공기관, 기업, 사회단체 등 모든 조직에서 공정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혁신해야 한다.

셋째,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어느 일본 경제계 인사가 '일본 청년들은 도전정신이 부족하다'고 걱정하고 있는 언론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창의력을 높이는 교육환경, 모든 국민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정신, 창업생태계는 지금보다 대폭 확대해야 한다.

송재구 (사)충북경제포럼

넷째, 미래 성장 엔진에 집중하자. 현재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모든 품목을 조사하여 국산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위해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4차산업을 비롯해 세계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성장엔진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서로 보완하면서도 경쟁하는 관계지만, 일본과 대립할 일이 생기면 신난다. 힘과 에너지가 생기고 열정을 불태운다. 일본경제를 추월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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