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문장대 온천개발의 불씨가 또다시 살아나면서 지역의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에도 충북도에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을 터이니 문장대 온천개발의 재 시도는 저지될 것으로 확신한다.

온천개발 갈등의 시작은 198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하니 타임 스케일로 보면 35년으로 한 세대에 걸친 투쟁의 역사라 할 수 있겠다. 그 시간 동안 충북도민들은 개발저지에 혼신을 바쳐 참여했고, 이 투쟁에 앞장섰던 몇 분의 어르신들은 유명을 달리 하기도 하시었다. 그 사이 두 번에 걸친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온천개발 사업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또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으니 상주시의 오만함과 끈질김에 놀라움과 분노를 느낀다.

2년 전에 그들이 추진하던 문장대 온천개발사업은 관광진흥법 제56조에 의거, 문장대 온천 관광지조성계획 효력 상실이라는 문체부의 유권해석을 받아냄으로서 허가 자체가 무효처리 되었기에 다시는 재추진 활 수 없을 것이라 우리들은 방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주조합측은 2019년 법제처에 문체부의 관광진흥법 제56조의 효력 상실에 대한 유권 해석을 의뢰했고 법제처가 지주조합측에 유리한 해석을 내놓자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정신없는 틈을 이용, 개발을 위한 재협의를 다시 요청하면서 재추진의 단초가 된 것이다.

모든 개발 사업에서 마지막 발목을 잡는 것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문제가 되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KTX 천성산 터널문제와 관련된 도롱뇽 송사가 그렇고, 새만금 방조제 사업도 연안생태계 파괴가 문제가 되었기에 15년 동안의 논쟁이 필요했던 것이다. 문장대 온천개발은 환경공학적 관점에서도 문제가 많으나 최종적으로는 하천생태계의 파괴, 그로 인한 생물다양성의 급감, 생태서비스의 단절이라는 이슈로 귀결될 것이다.

하천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인 영향과 장기적인 영향, 두 가지 관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공사기간 동안 상류로부터 유송되어 오는 토사와 토석이 하상에 매몰되면 하천의 3차원 구조가 사라지고 평면적인 구조로 변하게 된다. 하상이 토사로 덮이게 되면 수중생물의 서식처, 은신처, 산란처, 먹이 등이 없어지게 되므로 생물종의 절멸 또는 생물다양성의 단순화를 초래하게 된다.

온천 개발 후 온·폐수가 방류되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부영양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지하로부터 채수된 온천수에는 여러 가지 무기염류가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인(P)이 문제가 된다. 하천으로 유입되는 인의 54%는 입자상 인, 16%는 용해성 인의 형태로 존재하며, 나머지는 수중생물에 의해 직접 흡수된다.

이 가운데 입자상 인은 가는 모래나 부유물질과 같은 미립자 표면에 흡착된 뒤 하상에 침전되어 하천바닥이 무산소의 혐기상태가 되는데 이런 조건에서는 인의 용출이 유산소의 호기상태 때 보다 높아짐으로 하천 바닥은 또다시 인의 침전장소로 작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신원천은 부영양화가 될 것이다.

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

온천개발지역의 하류인 신월천은 전형적인 산지계류로서 물속의 산소 포화도는 85%이상으로 수중생물들의 생활사가 정상적으로 행해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아주 건강한 하천이며 지역주민의 생명수 역할을 하고 있는 자연형 하천이기 때문에 개발저지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야 한다.

더 이상 문장대온천개발 문제가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논란이 계속되면 옳은 결과는 묻혀버리고 객관적 타당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충북도민이 바라는 대로 온천개발이 저지되기를 바라며, 다시는 지구를 헤집어놓는 생태계와 연관된 논쟁거리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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