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구철 충주주재

지난해 여름에는 대부분 휴가를 떠났던 충북 자치단체장들이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올해 휴가일정을 잡지 않았거나 아예 반납했다.

휴가일정을 잡은 일부 자치단체장조차 무늬만 휴가일 뿐 휴가기간동안 국회와 정부 부처 등을 찾아다니며 현안 해결과 예산 반영 등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동안 휴가를 떠났던 이상천 제천시장은 집중호우로 피해가 예상되자 휴가를 뒤로한 채 29일 업무에 긴급 복귀했다.

자신의 휴가보다는 시민들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당연한 행보다.

충주시는 28일과 29일 전지역에 내린 많은 비로 피해가 속출했다.

농경지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도로가 유실되고 토사가 유출되는 피해가 이어졌다.

행안부 장관은 30일 오전 충주시를 비롯한 비 피해지역의 부단체장들과 영상회의를 갖고 비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월요일(27일)부터 금요일(31일)까지 5일 동안 여름휴가에 들어간 조길형 충주시장의 행방은 묘연하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심신이 지친 자치단체장에게 휴가는 스트레스 해소와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천금같은 시간이다.

그러나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하는 자치단체장이 지금과 같은 시기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겸 충주주재

애써 가꾼 농사를 하루아침에 망친 농민과 집이 물에 잠겨 당장 잘 곳조차 없어진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땅을 치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조 시장은 지난해 11월에도 국회가 예산을 심사중인 중요한 시점에 5일동안 휴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시민들이 왜 자신을 선택했는지 조용히 곱씹어 볼 것을 그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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