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39㎜ 장맛비에 사망 4명·실종 8명 등 인명피해 속출

토사로 통행이 막힌 단양군 별방삼거리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토사로 통행이 막힌 단양군 별방삼거리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최대 273㎜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충북지역에 비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이번 비로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등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들은 대부분 산사태로 인한 매몰 또는 야영 중 하천·계곡물이 갑작스럽게 불어나면서 화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2시 30분 기준 장맛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5명, 실종 8명이다. 이날 오전 7시 17분께 제천시 금성면의 한 캠핑장에서 산사태로 야영텐트가 매몰됐다. 이 사고로 40대 남성이 숨졌다. 오전 8시께에는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에서 산사태로 70대 여성이 숨졌다. 오전 10시 22분께에는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의 한 주택에서 산사태로 인한 화재가 발생, 이곳에 살던 50대 여성이 숨졌다. 오전 10시 46분께에는 음성군 감곡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남성이 물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시각 감곡면의 한 낚시터에서는 낚시를 하던 남성이 물에 빠져 숨졌다.

급류에 휩쓸렸다는 실종신고도 잇따르고 있어 피해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음성군 감곡면 사곡리에서 실종된 주민을 수색하고 있는 소방대원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음성군 감곡면 사곡리에서 실종된 주민을 수색하고 있는 소방대원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이날 오전 6시 48분께 충주시 산척면의 낚시터에서 "사람이 물에 떠내려 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7시 30분께에는 구조활동에 나섰던 소방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제천시 어상천면에서는 노모를 구하려던 딸과 사위가 모두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충주시 노은면에서도 "물가에 거주하던 주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수색 중이다.

산사태로 충북을 지나는 철길도 대부분 막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충북선과 태백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한 시간 후인 오전 7시부터는 강원 원주와 경북 영주를 오가는 중앙선을 오가는 기차가 멈춰 섰고, 경북 영주와 강원 동해를 잇는 영동선도 전면 통제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충주 삼탄과 제천 공전역 사이 산사태와 제천시 산간지역 산사태 및 철로 침수로 충북선·태백선 운행이 모두 중단됐다"며 "긴급복구반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주택침수와 마을고립으로 주민 수백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충주시 엄정면 주민 대피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충주시 엄정면 주민 대피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제천시 금성면 월림2리에서는 산사태로 마을 진입로 통행이 제한됐다. 봉양읍 삼거리와 공전리에서도 토사유출로 이 지역 10여개 마을의 외부출입이 막혔다. 또 제천 산곡저수지가 붕괴위험수위까지 물이 차올라 산곡동, 강제동 등 7개 마을 40여 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273㎜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단양군 영춘면 마을 일부도 고립됐다.

영춘면 별방1리의 소하천의 일부가 범람해 인근 지역이 침수됐으며, 사지원1리 군간교 인근에서는 산에서 토사가 도로에 쏟아져 인근 도로 통행이 제한됐다. 이 사고로 영춘면 10여개 마을의 이동이 제한되고 있다.

음성군 감곡면 주천저수지는 오전 8시께 만수위에 도달했다. 이로 인해 인근 원당리와 주천리 350여가구, 700여명이 대피했다. 삼성면 양덕리 성산천도 범람 위기에 놓여 양덕3리와 용성리 301가구 530여명의 주민에게 안전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충주시에서는 오전 5시 40분께에는 충주 엄정면에서는 원곡천 배수로 역류로 주민 120여명이 대피했다. 또 지역 수십여 곳에서 도로침수와 주택침수 신고가 접수되는 등 폭우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교육시설도 피해를 봤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충주시 충원고등학교 옆 산에서 30t의 토사가 흘러내렸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3일은 임시휴업하기로 했다. 또 제천 학생회관 옹벽이 무너지면서 인근 주택 두 채가 파손됐다. 제천 안전체험관 2층과 제천고등학교 도서관 등에 빗물이 흘러들기도 했다.

이날 충북도소방본부에 접수된 비 피해 관련 신고는 충주·제천·단양·음성을 중심으로 110여건에 달한다. 주요내용은 주택침수 70건, 토사·낙석 11건, 도로장애 5건, 기타 30건 등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단양 영춘 273㎜, 충주 엄정 224㎜, 제천 213.7㎜, 제천 백운 212㎜, 충주 노은 113㎜, 청주 상당 107.5㎜, 괴산 청천 10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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