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31일 청주시 오창읍 후기리 오창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에서 방사광가속기 부지 조성공사 기공식이 이시종 지사를 비롯한 시공사와 지역 국회의원, 주민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은 방사광 가속기가 들어설 오창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조성부지. / 김용수
사진은 방사광 가속기가 들어설 오창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조성부지. 

과학분야 각종 연구의 부가가치 등 다양한 쓰임새로 인해 미래산업의 심장이라는 말을 듣는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이 시동을 걸었다. 지난 5월 사업부지 최종선정과 함께 그려진 밑그림에 따라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설 청주 오창 테크노폴리스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지난달 31일 첫삽을 떴다. 이 단지 준공은 오는 2023년말이지만 가속기 부지는 2년 앞선 2021년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만큼 가속기 구축이 시급하고 이 사업에 전력을 쏟겠다는 얘기다.

54만㎡ 부지에 가속기와 빔라인 10기, 연구지원 시설 등이 들어설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약 150만㎡ 규모로 조성되는 오창TP산단의 1/3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산단 조성공사는 그야말로 가속기 구축의 첫 걸음인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천2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 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부지조성만이 아니다. 충북도는 이미 이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전담조직 신설, 관련 신산업 육성계획 수립, 산·학·연 집적화 기반 마련 등 본격적인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본 사업인 가속기 구축에 비해 주변 여건마련이 더 앞서가는 까닭은 최근의 상황이 더 급박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가속기 구축 사업을 촉발시킨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육성의 중요성은 더 커졌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속기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여기에 지금도 포화상태인 국내 사정은 다목적방사광 가속기 구축을 하루라도 더 앞당겨야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연구기관·대학·기업 등도 애를 태우며 지켜보고 있다. 한마디로 일각(一刻)이 여삼추(如三秋)이다.

그러나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이 발빠르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런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본 사업 추진속도와는 별개의 일들일 뿐이다. 방사광가속기 구축을 서두르기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은 조속한 예비타당성 조사다. 현재의 용역 일정으로는 빨라야 올 연말쯤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때쯤이면 이미 내년예산 책정이 마무리된다. 지금으로서는 내년 정부예산에 설계비를 반영시킬 수 없다. 자칫 수개월 이상의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충북도가 '신속 예타'를 건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더라도 억지로, 무리하게 일정을 당길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방사광가속기 예타 조사는 이와 무관하다. 방사광 가속기와 관련된 각국의 동향 등 세계적 기초과학 지원 추이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앞당길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경제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자 난국을 벗어날 탈출구가 요구된다. 전세계가 속도경쟁을 벌인다면 우리도 뒤질 수 없다.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모든 과정에 더더욱 속도를 내야만 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