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방학 시즌이다. 초등학교 시절, 학기말에 상장을 받던 친구들 얼굴이 생각난다. 교탁에 상장을 올려놓고 아이들 이름을 부르던 선생님의 근엄한 목소리. 그걸 받아 든 아이의 자랑스러움이 묻어 있던 얼굴. 그저 추억의 한 장면이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기를 북돋우려는 선생님들의 세심한 배려가 숨어 있었던 것을 나이를 한참 많이 먹은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상(賞)은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즐겁다. 칭찬하고 장려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상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도록 권장한다. 회사에 공을 세운 직원에게 상을 주어 사기를 높이고 회사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포상은 직원의 노력과 성과가 회사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상 받은 직원 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회사의 비전과 목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이런 긍정적 효과 때문에 포상제도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지난 해 충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크게 보면 나라도 하나의 조직이며 지방자치단체는 조직의 구성원이다. 포상제도가 범국가적으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예시라고 하겠다.

범위를 좁혀 충북의 경제분야에 한정해 보자. 충북경제는 제조업 기반이다. 2018년 기준 우리 지역의 제조업은 전체 산업의 10.6% 정도지만, 지역내총생산(GRDP)은 45.4%를 차지한다. 종사자수는 29.3%만큼이나 기여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지역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정말 소중하다고 하겠다.

기업진흥원은 '충북중소기업대상'이라는 포상제도를 운영한다. 중소기업이 중요하기에 그들의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경영, 기술, 수출, 노사화합 등 4개 분야에서 우수한 기업을 선발해서 '부문별 대상'을 시상하고, 각 분야에서 두루 출중한 기업에게 '종합대상'을 수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종합대상, 부문별 대상 등 5개 기업이 매년 상을 받는다.

2004년 1회 시상을 했으니 올 해는 벌써 17회째가 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한 번 쯤은 찬찬히 제도를 뜯어보고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9년까지 16년간 상을 받은 기업은 특별상을 제외하면 78개사다. 매년 5개 기업을 선발하는데 왜 5의 배수에서 2개가 빠지는 것일까? 부문별 대상의 수상대상 기업이 없던 해가 두 번 있었기 때문이다. 2006년도에 수출대상, 2012년도에 경영대상을 시상하지 않았다. 상의 권위를 유지하려면 그렇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78개 기업에 근무하는 종사자는 2019년 기준으로 11,094명이고 매출액은 4조 2,550억 원이다. 16개 기업은 코스닥 상장을 했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1개소,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도 한 군데가 있다.

물론 경영사정이 나빠져 고전하고 있는 기업도 있고, 방만한 경영으로 폐업하거나 대기업에 흡수, 통합된 기업도 있다. 상호를 변경하기도 하고, 타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도 있다. 기업의 흥망성쇠야 당연하지만 지역경제 기여를 생각해본다면 '중소기업 대상' 수상기업들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지원제도를 안내하여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사후관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올 해는 '우수장수기업'을 선발해서 함께 시상한다. 3년 후 20회 시상식에는 장수기업의 성공사례와 폐업한 기업의 실패원인을 분석한 '실패사례'를 함께 발표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민한다. 2007년 수상기업 중에 폐업한 기업이 있다. 대표가 무리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다 결국 자금조달 문제가 생겼고, 직원들 모르게 수습하려다 오히려 일을 키워 결국 몰래 잠적한 안타까운 사례였다. 타산지석이다.

포상의 긍정효과는 첫째, 조직의 '인정감(認定感)'을 심어주어 우수 인력의 유출을 방지한다. 둘째, 직원과 관리자간 긍정적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셋째, 지속적인 동기부여와 업무성과 향상을 가져온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충북중소기업대상'은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에게 도민들이 상 받은 기업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인정감을 심어주어 지속적으로 우리 지역 발전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도록 운영되어야한다. 2020년도 17회 후보기업 모집이 마감되었다. 경영실적이 우수하고 직원복지도 좋고 수출도 많이 해서 다른 기업에 귀감이 되는 기업을 공정하게 선발할 것이다. 선발된 기업이 지역발전에 사명감을 가지고 오래도록 머물며 활동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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