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윗쪽 산 깎아 택지조성 물난리"

택지에서 물과 토사가 쏟아져 내리면서 농가 주택 앞 밭 500여 평이 쓸려나간 현장.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제천시 연박 2리(새둑마을) 일부 주민들이 집을 짓기 위해 조성한 택지에서 토사가 밀려 내려와 하천을 막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시급히 요구된다.

이 마을 주민들과 조경형(성림농장 대표)씨는 올해 마을에서 100m 윗쪽에 약 1만3천200㎡(4천평)면적에 조성한 부지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하천을 막았다며 이구동성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지는 땅을 나눠 팔기위해 200여 평 정도씩 분할해 놓은 상태다.

집을 짓기 위해 분할해 놓은 주택부지

조 씨는 "내가 이곳에 집을 짓고 산지 28년이나 됐는데, 그동안 그렇게 비가 와도 피해 한번 입은 적이 없다"며 "윗쪽에 주택을 짓기 위해 분할 해 놓은 부지에서 토사가 밀려 내려와 하천을 막는 바람에 물길이 주택과 농경지로 흘러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조 씨의 집 주변은 온통 진흙투성이며, 뿌채 뽑힌 나무들이 곳곳에 나뒹굴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500여 평의 밭이 유실되고, 심어 놓았던 농작물도 빗물에 쓸려 오간데 없이 폐허로 변했다.

28년생 주목과 대추나무 등 7주도 뿌리채 뽑혀 나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천의 빗물과 토사가 흘러들어 아수라장이 된 성림농장
하천의 빗물과 토사가 흘러들어 아수라장이 된 성림농장

대다수의 주민들은 택지를 조성한 곳에서 토사가 흘려 내려 하천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림농장 아랫쪽에 있는 팬션과 캠핑장도 피해가 막심했다.

차량 7대 정도가 갑자기 밀려든 토사에 묻혔으며, 야영객과 펜션 투숙객 등 50여 명도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는 긴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천을 관리감독하는 제천시청의 무책임한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글램핑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가 토사에 갇혀 있는 모습

조 씨는 "부지를 조성한 곳은 하천을 넓게 만들어 놓고, 아랫쪽은 예전 그대로 내버려 뒀다"며"택지 허가를 내 줄때 당연히 아랫쪽까지 하천을 넓혔어야 한다"고 안일한 시 행정을 비난했다.

그는 "이번에 하천을 확장하지 않으면 또다시 이같은 사태가 반복 될 것"이라며 완벽한 복구공사를 요구했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5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분양 만 책임졌으며, 분할 된 땅은 모두 팔렸다"며 "땅 주인이 너무 많아 연락처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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