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계획안과 다르게 선로 변경… 진상파악 촉구

김승종 송전선로 변경 반대 투쟁위원장이 기존 송전선로 원안(파란줄)과 변경안(빨간 줄)을 가리키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안성수
김승종 송전선로 변경 반대 투쟁위원장이 기존 송전선로 원안(파란줄)과 변경안(빨간 줄)을 가리키며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15만4천볼트의 송전탑이 보은군 주거지와 초등학교를 인접해 지나가는 초정~보은 간 송전선로 노선 변경안을 두고 반발이 거세다. 이 사업은 산악지대 위주로 노선이 지나가던 당초안과 다르게 마을쪽으로 선로가 변경됐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관련 주민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한전은 청주 초정변전소와 보은변전소 간 전력계통 보강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초정~보은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진행했다. 한전은 먼저 군, 군의회, 이장협 등으로 구성된 노선선정위원회와 합의해 입지를 선정했다.

그러나 선정위가 결정한 입지에 반대한 이들과 각 마을 4~5인이 모여 수한면 송전선로 입지후보 경과지 대책위원회를 구성, 한전과 합의해 노선을 다시 정했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불거졌다.

정작 변경된 노선에 가까이 사는 주민들은 이러한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더군다나 변경안은 완만했던 원안과는 다르게 크게 도는 형태로 바뀌었고 마을과 초등학교 바로 옆을 지나간다. 학교와 송전탑과의 거리는 32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에 관련 주민들이 변경노선을 완강히 거부하며 송전선로 변경 반대 투쟁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대책위의 안이한 대처와 대책위의 제안을 수렴한 한전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변경된 노선으로 송전탑 설치가 추진되면 9~10개의 송전탑이 수한면 교암리를 감싸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암리 주민들은 분통을 떠뜨리고 있다.

암투병중인 교암리 주민 우모씨는 한전으로부터 현 주택지에 선로가 지나가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고 주택을 신축해 3년전부터 살고 있다. 변경안대로 추진되면 우씨 집과 송전선과의 거리는 불과50m에 불과하게 된다.

우씨는 "갑자기 생긴 대책위 때문에 노선을 변경해 집 근처로 송전선이 지나간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분개했다.

현재 반대 투쟁위는 군의회, 도의회를 방문하며 진상 파악 촉구에 나서고 있다.

김승종 송전선로 변경 반대 투쟁위원장은 "송전탑 도입이 주민 공공을 위한 시설이라면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변경된 노선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떻게 의견을 수렴했으면 송전탑이 마을을 인접해 지나가는 것도 모자라 초등학교 옆을 지나가게 할 수 있냐"며 분통을 떠뜨렸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노선을 정할 때는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범위 내로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주민들과 제대로 의견을 나누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위가 정해버린 이 과정에 분노가 인다.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일갈했다.

이에 한전 측은 "대책위가 제안한 변경안에 대해 전문 용역을 통한 검토를 마쳤다"며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마을과 반대쪽인 거명산 방향으로 경과지를 변경하는 대안과 마을 송전선 지중화에 대해서도 기준 요건 검토 결과 불가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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