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미 금산주재 부장

자치행정의 집행을 감시·감독하는 의회가 의사일정과 활동을 자체 채널이 아닌 집행부를 통해 알리고 있다면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게다가 공식 채널인 의회 홈페이지에는 간헐적으로 나오는 보도자료는 물론이고 의정활동조차 제때 업로드 되지 않고 있다. 주민 알권리 충족은 커녕 대민 소통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설마 하는 일이 충남 금산에서 벌어지고 있다.

금산군의회 의회사무과에는 홍보 담당자가 없다. 관계자는 "홍보팀이나 홍보업무를 고정적으로 맡은 전담자가 없어 집행부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무에 따라 의정팀과 의사팀에서 각자 알아서 홍보자료를 작성하는 식이다.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 관련 업무도 구멍숭숭이다. 5일 오전 기준 홈페이지 의회소식의 의정활동 코너는 2016년 7월 이후, 의정갤러리는 지난 5월 이후, 의정활동 영상은 2017년 6월 이후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취재가 시작되자 군의회는 지난 4월 멈췄던 보도자료 코너의 게시물을 5일 한꺼번에 11개까지 올렸다. 대의기관으로서의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개별 군의원의 활동 자료를 여과없이 집행부 홍보담당 부서에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급기야 지난 3일엔 군의원의 개인적 활동을 군의회도 아닌 금산군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김정미 금산주재 부장
김정미 금산주재 부장

확인결과, 이날 의회사무과 직원 누구도 해당의원과 현장에 동행하지 않았다.

봉황천 수해현장을 방문했다는 의원의 사진자료는 보기에도 아찔하다.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급류에 휩쓸릴 수 있는 상황. 오히려 군의원의 안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금산군의회 홈페이지에 이렇게 써 있다. '여러분의 힘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지금 절실한 것은 '어떻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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