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에서 코로나19 집단 확진판정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이 이슬람 종교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 지역에서의 'N차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5일 청주시 서원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검사 안내 문자를 받은 외국인근로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 김용수<br>

유례를 찾기 어려운 물 폭탄으로 인한 수해가 잇따르면서 관심이 소홀해진 사이 코로나19가 우리 주변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의 발생 현황을 보면 국내발생보다는 해외입국에 의한 확산이 걱정이다. 공항 등에서의 입국자 검역이 비교적 잘 이뤄지고는 있지만 빈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인데도 무증상으로 입국하고 격리중 진단검사도 음성 판정을 받아 국내를 활보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부 시·도는 격리 해제전 추가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상국가에 따라 다른 방역잣대가 원인이다.

이처럼 가능성은 적더라도 틈새가 존재한다면 이를 감안한 추가적인 차단이 필요하다. 마스크 착용 등의 개인 위생수칙 준수, 생활방역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밀접, 밀집, 밀폐의 3밀(密) 차단이 대표적이다. 다수가, 좁은 공간에, 간격없이 모이는 것만큼 위험스러운 상황이 없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이같은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하고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노력과 주의가 국내 발생상황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인 셈이다.

개별 입국자를 제외하고는 한동안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충북에서 집단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청주의 한 공원에서 이슬람 종교행사가 '3밀 차단'을 무시한 채 열렸다. 그것도 참석자가 무려 340여명에 달한다. 심지어 음식을 나눠먹기도 했다. 한마디로 코로나 방역수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비록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야외에서 열렸다고는 하지만 이는 위험의 정도를 조금 낮출 뿐이다. 진행과정을 보면 경각심을 찾아 볼 수 없다. 자신들은 물론 주변인들까지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방역수칙을 무시한 종교행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대구 신천지 사례가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 규모나 행사내용 등이 서로 다 다르지만 신천지 외에도 종교행사로 인한 코로나19 집단발생을 우리는 적지않게 봐왔다. 실제 이번 행사 참석자들중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동선이 겹치고 복잡해 감염경로까지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그나마 참석자 파악이 곧바로 이뤄져 검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다행으로 삼아야 할 판이다.

아직 확인하고 처리해야 할 일도 많지만 이번 사태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청주시 등 행정기관의 자세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더라도 청주시의 안일함은 이해하기 어렵다. 무슬림의 단체행사에 대한 조치가 장소 소독뿐이었는 것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이슬람교에 대해 사전파악을 하지 못한 충북도도 할 말이 없다. 소수 특수종교라고 해도 마땅히 살펴봤어야 했다. 지금으로서는 유사 상황의 재발방지가 최선이다. 이같은 조치는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과 주의를 보다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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