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황영주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코로나19로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달라지면서 식(食)문화도 새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먹을거리 자체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 듯 하다. 우리 식탁을 차지해온 주요 먹을 거리들은 여전히 그 자리를 잃지 않고 있다. 이런 먹을거리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가 돼지고기다.

가정 내 돼지고기 수요는 코로나19속에서도 집밥족이 늘면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돼지고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먹을 거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집중호우와 무허가 돼지 사육으로 인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한 ASF가 2019년 9월 우리나라에서도 발병하면서 가축질병 위기단계의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가 발령돼 아직도 유지중이다. 이 바이러스는 얼려도 1천일을 버티고 바짝 말려도 1년 가까이 살아남는데, 급성형에 감염되면 치사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 사람과 다른 동물은 감염되지 않고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ASF의 대표적인 전파 경로 중 하나가 사람들이 먹고 남긴 음식물을 통한 감염이다. 이같은 경로는 전체 발병의 30~40%에 이른다. 또 다른 전파경로로 야생 멧돼지가 꼽힌다. 야생 멧돼지를 막기 위한 '이중펜스'설치가 유럽에서는 일상화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감염된 북한의 야생 멧돼지가 접경지대를 넘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ASF 양성 야생멧돼지 발견이 지속되고 있고 폭우로 인한 울타리 훼손도 상당해 야생멧돼지가 자유롭게 남하할 수 있는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집중호우로 인해 ASF 야생멧돼지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 우려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체를 통한 전파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체관리가 중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무허가로 가축을 사육하고 잔반을 급여하는 농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오는 8~9월 전국적으로 일제 집중점검을 실시하고 무허가로 가축을 사육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향후 멧돼지 남하 차단을 위한 포획 강화 및 광역울타리 등 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며 지역주민들은 손상된 울타리를 관계기관에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

황영주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황영주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지방자치단체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매몰 위치를 선정하고 매몰지에 복토와 성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ASF방역에 취약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경각심 유지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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