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속되는 장맛비로 대청호에 밀려 들어온 쓰레기가 무려 2만5천㎥에 달했다. /윤여군

물 폭탄 수준의 국지적 집중호우가 거듭되면서 상류지역 물이 모이는 다목적 댐 호수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본연의 역할인 수량조절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류가 이어진 산간계곡과 호수 주변에서 밀려든 쓰레기 처리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충북에 위치한 충주호와 대청호 역시 같은 지경인데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큰 비가 계속돼 예년에 비해 쓰레기의 유입량이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관련 문제를 방관·외면해온 우리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장마철 유입쓰레기 처리 골머리는 매년 반복된다. 하천변 등에 쌓인 폐기물 등이 불어난 수량에 떠내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양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충주호의 경우 14년만에 최대인 35만t에 이르고, 대청호는 2만5천㎥이 쌓여있다. 더구나 장맛비가 계속되면서 추가유입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대청호는 20여일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고사목과 갈대 등이지만 10~20%는 생활쓰레기가 차지한다. 이들을 처리하는데만도 보름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청호의 경우 이들의 처리비용으로만 매년 수억원이 소요되고 올해는 13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할 수도 없다. 시간이 흐르면 썩거나 물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지체해서는 안된다. 이미 일부 쓰레기는 유입된지 보름을 넘기고 있다. 이렇듯 호수에 유입된 쓰레기 처리가 큰 일이지만 발생량이 줄기는커녕 증가하고 있다. 대청호의 올 유입량은 예년의 9천㎡에 비해 3배가량으로 늘어난 규모다. 그럼에도 이를 줄일 수 있는 인근 유역 등의 관리는 기대하기 힘든게 현실이다.

최근까지 계속되는 옥천군과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의 불법계류장 단속 논란을 보면 그 이유를 알수 있다. 대청호내에 있는 이들 시설은 인근 어민 등에게 적지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 제트스키, 모터보트 등 수상레저활동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심지어 밧줄을 끊는 등 쓰레기 처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군에서 불법시설의 단속을 수공에 요청했지만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군의 거듭된 재촉에 수공측은 옥천군이 뒷짐만 지고 있다며 단속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청호의 관리·단속 업무를 놓고 양 기관이 네탓공방을 하는 것인데 이래서야 간단하고 기본적인 일조차 제대로 될 턱이 없다. 협조와 협력으로 업무효율을 높여야 할 기관들이 책임을 미루기에 급급하니 호수유역 주변의 쓰레기 단속은 뒷전일 수 밖에 없다. 대청호에 유입된 생활쓰레기의 대부분은 일회용품이다. 대형가전용품, 가구 등도 심심치않게 발견된다. 이것이 우리의 환경 현실인데 지도·감독 기관조차 제 할 일을 하지 않으니 상황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같은 민낯이 계속된다면 후손들 볼 낯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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