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뽑고 폐기물선별' 등 단기 노무 등에 205억원 투입

[중부매일 박재원 기자] 청주시의 코로나19 극복 희망일자리 또한 '퍼주기식' 단기 아르바이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풀 뽑기, 재활용폐기물 선별 등 단순 노무가 주를 이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혁신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시는 지난 7월 20일 코로나 극복 희망일자리 공고를 내고 오는 13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한다. 선발인원은 총 4천937명이다.

앞서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 성장을 준비하기 위해 공공·청년 일자리 50만 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일자리 창출 관련 예산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국 자치단체마다 코로나 혁신 일자리를 만들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자치단체에서 내놓은 일자리는 '혁신'을 찾아보기 힘든 종전 단기 공공근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청주시도 마찬가지다.

시는 청년사무와 일반사무 두 가지 형식으로 모집 공고를 냈는데 이 중 만18세 이상 만35세 미만이 지원할 수 있는 청년사무는 ▶IT사업관련 업무지원 ▶정책홍보 지원 ▶코로나 지원 ▶행정업무 지원이다.

하지만 시청 부서 중 IT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은 없고, 정책홍보 업무 또한 극소수에 불과하다.

결국 청년사무 지원자들은 시청과 구청, 읍·면·동사무소에 배치돼 문서수발이나 전화 응대, 발열체크 등 단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일을 시키려 청년 433명을 뽑아 오는 9월부터 12월까지 매달 140만원(연차수당 등 포함)을 월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인원을 뽑는 일반사무 노무직은 더 심각하다. 만18세 이상 65세 미만이 지원할 수 있는 노무직은 재활용폐기물을 선별하거나 급식지원, 도로 풀 뽑기·청소 등을 수행한다.

이 같은 단순 노무직 4천 명을 뽑아 하루 7시간, 주 4일 일을 시키고 6만원 넘게 일당으로 준다.

고령자만 선발하는 만65세 이상 노무직은 공공시설·문화유적지를 청소하고, 주차장 관리를 한다. 노인 104명을 뽑아 이 일을 시키고 매달 60만원 이상을 지급한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연령별 모집 인원을 정해놨어도 참가자들에게 어느 부서에서 어떠한 업무를 맡길지는 아직 세부적으로 정해놓은 게 없다. 일단 인원을 뽑아 놓고 그때 가서 부서 배치를 한다는 게 청주시의 계획이다.

배울 것도 없고, 비전도 없는 '혁신'과 '희망'으로 포장한 이 같은 일자리 사업에 국비와 시 예산을 합쳐 총 205억원이 쓰인다.

이 같은 부실한 일자리는 정부 탓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생활방역 지원, 골목상권 홍보, 공공·휴식공간 개선, 재해예방' 등으로 일자리 유형을 만든 뒤 자치단체 상황에 맞게 선택해 추진하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 공공근로 업무와 비슷한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와 관련해 한시적으로 하는 일자리 사업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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