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광복 1주년 기념 대전시민들 뜻 모아 건립

광복1주년을 기념해 1946년에 대전역 광장에 세워진 을유해방기념비(乙酉解放記念碑). / 대전시 제공
광복1주년을 기념해 1946년에 대전역 광장에 세워진 을유해방기념비(乙酉解放記念碑). / 대전시 제공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대전시는 광복 제75주년을 맞아 현재 보문산 공원로에 있는 '을유해방기념비(乙酉解放記念碑)'(이하 해방비)의 옛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13일 공개했다.

해방비는 1946년 광복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전시민들이 뜻을 모아 건립한 것으로 원래 대전역 광장에 세워져 있었으나 197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건립 당시 해방비의 정확한 위치와 1957년 국립 서울현충원에 기증된 해태상 한 쌍을 포함해 경계석 등 주변 조형물들의 모습까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 자료는 얼마 전 대전시가 확보한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소장 영상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라지기 전의 대전역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영상에 담긴 해방비는 대전역 전면 중앙에 설치된 높은 기단 위에 세워져 있으며, 주변에는 원형의 석조 난간이 둘러져 하나의 경내를 구성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한 쌍의 해태상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좌우에 배치돼 마치 해방비를 수호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시는 광복과 함께 전국 각지에서 '해방기념비' 또는 '독립기념비', '대한민족해방기념비' 등의 글씨가 새겨진 다양한 형태의 비석들이 세워졌지만 남아 있는 것은 많지 않아 문화재 등록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전에는 을유해방기념비와 유성초등학교 뒷뜰에 있는 '해방기념비' 2기가 남아 있지만 모두 비지정문화재다.

고윤수 시 학예연구사는 "서양 중세풍의 대전역사와 그 앞에 세워진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해방비, 그리고 해치라기보다는 중국 사자상에 가까운 석상, 유럽식 궁정에나 어울릴 것 같은 아치형태의 경계석까지 볼 수 있다"면서 "이 한 장의 사진을 통해 근대도시 대전의 이미지와 경관에 대해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시민들이 해방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산책로 옆에 세울 이정표를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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