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재원 경제부장

자유인 인간의 다양한 사고는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나타난다. 자신의 가치관이나 지식수준에 따라 같은 사안이라도 긍정·부정·무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같은 인간의 자유롭고 다양한 사고를 표출하듯 훈수꾼들은 다시 행정구역 통합의 산물인 청주시 신청사 건립을 놓고 자신의 시각이 옳은 것처럼 한마디씩 던진다. 허나 전후사정을 모르는, 특히 전문가도 아닌 이들의 훈수는 상당히 불편하다.

훈수의 소재는 위치·공간적 문제 그리고 청사에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배경, 기능성과 과도한 사업비 정도다. 새로운 것도 없는 그동안 제기된 뻔한 내용이다.

우선 청사 건립 위치가 적당하지 않다고들 하는데 이는 전·현직 시장과 공무원들의 선택이 아니다.

6년 전 옛 청주·청원 주민, 즉 현재 청주시민 다수가 청주종합운동장, 대농지구, 광역매립장 대신 현 청사 일원을 건립 부지로 택했다. 시민 여론은 거스를 수 없다. 현 청사를 그대로 존치하고, 여기에 신청사를 덮어씌우는 공간적 한계는 불가항력적이다.

위치 선정 후 현 청사는 건축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로 등록해야 한다. 누구도 문화재를 없앨 만한 재주는 없다. 위치와 공간적 한계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싶다면 그 좌표를 '시민과 문화재청'으로 잡을 용기가 있을지 묻고 싶다.

다음은 신청사 뒤로 펼쳐질 인위적인 배경인 49층짜리 아파트다. 이는 2016년 3월 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탓하면 된다. 당시 시는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청사 이미지가 격하될 수 있다고 예상해 해당 부지를 사려고 했지만 의원들은 특혜 의혹 등을 제기하며 이를 반대했다.

의회에서 반대만 하지 않았어도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 옷을 입을 청사는 현재의 뜬금없는 배경을 뒤로하지 않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설계를 문제 삼는데 디자인을 강조하면 기능면에선 취약할 수 있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 디자인을 강조한 다른 청사를 예로 들며 청주 또한 같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오히려 이를 반면삼아 세부 설계에 공을 들이면 디자인·기능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호화 청사라는 지적은 과연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 것인지 어이가 없다. 다른 청사보다 사업비가 많으면 무조건 사치고, 낭비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획일적으로 정남향에 판상형으로 지어야 한단 말인가.

청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떠오르지 않는 만큼 이왕 하는 거 과감한 투자로 역사에 남을 건축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박재원 경제부장

인제 와서 시청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은 골방지기의 고리타분한 냄새와 같은 것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 수준의 공공청사가 청주에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오히려 응원이 필요할 때다.

그래도 훈수를 해야만 하겠다면 먼저 기력(棋力)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어쭙잖다는 핀잔을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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