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성장한 원년… 최강 축구팀 향해 '전력질주'

지난 5월 16일 K3개막전에서 승리한 천안시축구단 선수들이 덕분에챌린지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천안시축구단이 지난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를 가졌다. 이날 목포시청에 수적 열세 속 1-2로 패하며 4승4무4패를 기록한 천안시축구단은 K3 16개 팀 가운데 8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이날 경기는 패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두 번째 유관중 경기에서 준비된 431석 전석이 채워지며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천안시축구단의 면모는 더욱 탄탄해졌다.

천안시축구단에게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건 구단 프론트의 역할이 컸다. 2020 천안시축구단은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구단 운영으로 개막 전부터 관심을 끌어 모았다.

신호탄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김태영 감독의 영입부터였다. 천안시축구단은 지난해 12월 제5대 감독으로 국가대표 출신 김태영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1993년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수비수로 활동하며 2002년 월드컵 때 홍명보-최진철 등과 강력한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선수 은퇴 이후에는 U-20·U-23 대표팀 코치, K리그1(1부) 수원 삼성 코치 등을 역임했다. 김태영 감독의 영입은 천안시축구단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천안시축구단의 지휘봉을 잡은 김태영(왼쪽) 감독. /천안시축구단 제공

구단은 김태영 감독과 함께 1월 2020년 출범식을 열고 '드림 투게더 천안(Dream Together Cheonan)'을 올해의 비전으로 선포했다. 드림 투게더 천안(Dream Together Cheonan)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홈관중 K3 1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축구단을 표방하는 커뮤니티 활동 연 100회 이상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개막을 앞둔 2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휘감았고 2월 6일 K3리그 일정도 무기한 연기됐다. 천안시축구단의 2차 동계 전지훈련도 취소됐다.

2020 K3리그 1호골을 기록한 천안시축구단 10번 제리 선수. /천안시축구단 제공

이 기간 천안시축구단 멈추지 않고 내부 정비 강화와 시민들과의 호흡에 힘썼다. 구단은 3월 13일 첫 외국인선수 네덜란드출신 공격수 제리 반 에위크(27, 173cm/72kg)를 영입했다. 제리는 네덜란드 U-17, U-19 연령대 대표팀을 거친 공격수다. 2011년 네덜란드 2부리그인 AGOVV 아펠도른에서 데뷔해 에이르스터 디비시(2부리그)에서 총 118경기(31골 18도움), 미국의 2부리그인 USLC에서 총 98경기(20골 9도움)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천안시축구단은 제리에게 간판 공격수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부여했다.

제리는 입단 인터뷰에서 "천안시축구단의 첫 외국인 선수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 점에 대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올 시즌 나의 목표는 간단하다. 천안시축구단이 K3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될 예정이며 코로나19가 종식돼 빨리 시즌이 시작되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의 3월은 코로나19 여파로 혈액 수급이 부족했던 때였다. 구단은 대한적십자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의 협조를 받아 이동식 헌혈 차량 2대를 통해 사전 문진·검사로 헌혈 가능 여부 확인한 천안시축구단 선수단과 코칭스탭, 사무국 직원을 비롯해 천안축구센터, 충남축구협회 직원들이 뜻을 모아 헌혈에 참여했다.

천안시축구단은 헌혈을 통해 '지역사회와 팬들에게 헌혈에 동참해 함께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헌혈증서를 백혈병 진단을 받은 유소년 축구선수에게 모두 전달했다.

5월 16일 마침대 K3리그 개막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천안시축구단의 10번 제리는 K3리그 공식 1호 골을 기록하며 천안시축구단의 비상을 알렸다. 제리의 1호골 외에도 천안시축구단은 2020 K3에 많은 기록을 남겼다.

K3 최단시간 골을 기록한 김상필 선수. /천안시축구단 제공

제리의 골을 도운 최진수는 1호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5월 23일 김상필 선수는 23초 K3 최단시간 득점이라는 기록을 더했다. 7월 16일에는 케이젠 선정 MVP of the quarter에 제리가 선정됐고, 8월 1일에는 박선주 선수가 천안시축구단 정규리그 통산 400호골의 주인공이 됐다.

코로나19는 천안시축구단에게도 위기로 다가왔다. 6월 29~30일 광주광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천안축구센터에 방문하면서 7월 4일 진행 예정이던 7R 춘천전이 8월 1일로 연기됐다. 구단은 선수와 코칭스텝 전원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천안시축구단의 2020년은 그동안 시청구단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뛰어 넘는 원년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충분하다.

7월 1일에는 천안자생한방병원(병원장 문자영)과 메디컬 스폰서 협약을 체결했고, 7월 22일에는 풋볼 사이언스 기업 핏투게더(대표 윤진성)이, 8월 6일에는 포천인삼영농조합(대표 박창학)과 공식 스폰서 협약을 맺었다.

천안시축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시청 산하 구단으로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올해는 시민들과 호흡하고 시민들이 이끄는 자생적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더할 수 있었다"며 "나머지 정규리그를 잘 소화해 시민들이 기대하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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