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성수 경제부

보은군이 송전선로 변경 문제로 시끄럽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지만 일부지역 주민들의 항의로 당초 노선과 다르게 변경된 것이 화근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안인 완만한 직선에서 마을을 휘감으며 크게 굽는 형태로 바뀌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송전탑 설치건으로 인해 마을 주민들이 서로 등을 돌리고 철천지원수가 되버린 것이다. 그것도 한국전력이 아닌 민간 대책위 간의 싸움이 커지면서 평화롭던 마을은 쑥대밭이 됐다. 이미 주민들의 관계는 완전히 무너진 상태. 훈훈하고 따뜻하게 서로를 대하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경 입지를 고수하려는 수한면 송전선로 입지후보 경과지 대책위원회와 변경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송전선로 변경 반대투쟁위원회의 경쟁은 그칠 줄을 모른다.

수한면 송전선로 입지후보 경과지 대책위원회는 각 마을 대표 4~5인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대표들에게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는 주민들의 항의는 끝이 없다. 오죽하면 녹취록을 공개하며 시시비비를 가려낸다고 아우성일까.

송전탑 건립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무관심도 문제 발생에 한 몫을 했다.

대부분 당초 노선이 내 집, 내 마을을 지나가지 않는다는 말만 들은 뒤 귀를 닫아 버렸으니 말이다.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게 자신이 속한 지역에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반대하는 전형적인 님비(NIMBY)현상이다.

안성수 경제부 기자
안성수 경제부 기자

현재 투쟁위는 군의회, 도의회를 방문하며 진상 파악 촉구에 나서는 등 상황을 원점으로 돌렸고 법적 소송까지 갈 예정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송전탑 건립은 현재로선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피해와 합당한 보상을 통해 빠른 해결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최악으로 치닫은 주변마을 민심을 조금이라도 되돌리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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