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오는 10일부터 교회에서 정규예배 이외의 각종 모임과 행사, 단체식사 등을 금지한 가운데 8일 청주의 한 교회 입구에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김용수


수도권 소재 교회를 통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않다.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단계로 규정할 정도로 이미 그 확산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의 환자발생이 급격히 증가하자 정부에서 수도권 전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를 2단계로 올렸다. 당초 경기 위축을 우려해 모임자제 권고 수준의 완화된 거리두기로 대응했다가 상황이 급박해지자 강도를 높인 것이다. 특히 확산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는 교회예배에 대한 규제 강화가 주목된다.

최근 며칠간의 확산세만 따진다면 일각에서 올 가을에 예고했던 2차 대유행을 떠올릴만한 수준이다. 닷새간 새로 늘어난 확진자만 1천여명에 달한다. 발생지역도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12개 시·도에 이른다. 충청권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감염장소도 병원, 학교는 물론 군, 경찰 등 그야말로 전방위로 번지는 추세다. 게다가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전파' 증가로 위험도가 앞서에 비해 더 높아지고 있다. 대구 신천지 교회가 중심이었던 1차 대유행때보다 더 위태롭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셈이다.

이번 수도권 교회발 대유행이 대구 신천지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역할과 위치 때문이다. 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수도권과 연결이 안된 곳이 없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인척은 물론 교우 등 사회관계를 따져보면 얽히고설키지 않은 이가 없다. 수도권에서의 차단이 제대로 안될 경우 전국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사는 아들과 제주 여행을 갔린 충주 50대 부부의 사례처럼 안전지대는 따로 없다. 스스로 개인방역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여기에 더해 이번 대유행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초기대응이 사실상 실패한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허위명단이나 다름없는 자료제출도 그렇고, 잇단 격리조치 거부 등을 볼때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신천지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이 반복된만큼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공공의 안녕과 다수의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엄중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요구되는 것은 아직도 어딘가에 존재하는 방심을 없애기 위해서다.

방역당국의 경고처럼 이번주 수도권의 집단감염 정도가 전국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거리두기로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경제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 그것도 2주 가량의 한시적인 것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말만이 아닌 강제성을 갖춘 실천적 긴장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벌써 3단계 격상이 얘기될 정도로 현 상황은 위중하다. 일시적이라도 지역과 수도권간 교류 차단에 버금가는 방역이 이뤄져야 한다. 안전을 위한 선택이라면 당장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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