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위치한 두꺼비생태공원은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환경논리가 얻어낸 귀중한 산물이다. 이곳에 있던 원흥이 방죽을 지켜낸 것 자체가 값진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많은 노력들은 다른 환경관련 사업에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 상생의 타협을 통해 개발과 보존이 양립(兩立)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같은 두꺼비생태공원과 환경운동의 새 이정표가 된 공원조성을 기념하기 위해 바로 이곳에 양서류생태문화관(두꺼비·맹꽁이생태문화관)이 지어졌다.

15년여전 공원이 조성되기까지 청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공헌이 큰 역할을 했다. 그런 연유로 당시 이 일에 앞장섰던 이들이 생태문화관 운영의 중심에 서고 청주시에서 민간위탁을 하기에 이른다. 생태 관련 전문지식을 활용하고 업무의 연속성이나 지역과의 유대 등 민간위탁의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민간인들이 운영을 맡으면서 몇몇 문제가 발생하는데 결국 생태문화관 운영의 발목을 잡았다. 주먹구구식 업무처리, 특히 불투명한 예산집행 등이 드러나면서 위탁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양서류생태문화관 운영이 위탁금의 부정집행으로 민간위탁에서 시 직영으로 바뀐 것이 불과 반년전의 일이다. 그런데 새로운 운영체제가 자리를 잡기에도 빠듯한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딴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영에 따른 단점과 민간위탁의 장점을 부각시키려는 듯한 분석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것도 생태문화관 운영방식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청주시의회 상임위 업무보고 자리에서다. 한마디로 직영 전환으로 인한 문제가 많으니 생태문화관을 다시 민간위탁하는 게 좋겠다라는 무언의 압박인 셈이다.

해당 부서의 향후 추진방향을 보면 이같은 의도가 분명해진다. '직영결과 인력부족 등 문제점이 발생해 민간위탁 운영이 효율적'이라며 민간위탁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전문성과 인력확보 등에서 민간위탁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더구나 기간제 인력으로 직영하려니 많은 고초가 있을 것이다. 업무의 연속성도, 유관기관과의 협조도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직영을 한지 불과 반년만에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게 쉬울리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데도 직영을 결정한 시의회에 장단점을 보고하는 것은 손을 들 수밖에 없다고 엄살을 떠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보고했을 뿐이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해하기 충분'이란 말을 듣는 까닭이다. 비교평가를 하려면 이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불과 반년만에, 그것도 문제해결이나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도 없는 보고는 책임회피일 뿐이다. 양쪽의 장점을 섞은 반민반관(半民半官) 형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소한의 고민이라도 있었다면 섣부른 보고는 애초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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