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동빈 사회

"오늘도 수색에 나섭니다."

송성한 소방관 발견소식이 전해진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도 충북도소방본부의 수해 실종자 수색은 이어졌다. 동료 소방관의 죽음을 온전히 추모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지만, 소방대원들은 슬픔을 가슴에 안고 다시 수색현장을 찾았다. 아직 찾아야할 실종자가 남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수색을 멈추지 않겠다는 충북소방의 의지는 인명구조를 위해 출동했다가 18일 만에 돌아온 젊은 소방관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지난 2일 수해현장에 출동했던 송 소방관이 실종됐다.

구급대원이었던 그는 평소 헌신적인 모습으로 선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소방관이었다. 임용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9년 8월 30일 충주시 중원산업단지 대형 폭발 현장에서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요구조자 대피유도, 부상자 응급처치, 연소 확대 방어활동 등 1인 3역을 마다하지 않으며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기여했다.

사고 당일에도 솔선수범하는 송 소방관의 모습은 여실히 나타난다. 산사태 구조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마을 진입로가 침수되자, 구급차에서 내려 도로 여건을 살폈다. 구조를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했고, 송 소방관이 딛고 있던 도로가 갑작스럽게 내려앉았다. 급류에 휩쓸린 그는 19일 동료 소방관들에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신동빈 사회부 기자
신동빈 사회부 기자

송 소방관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지만, 아직 2명의 실종자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송 소방관의 사고를 곁에서 본 동료 소방관들은 마음을 추스르고 이들을 찾기 위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유례없는 폭우로 많은 이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소방에 구조돼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켰다. 이번 장마기간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희생을 기억해야 할 이유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