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작가가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와인피부과 와인아트로드에 여행과 사람을 주제로 한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이지효
김홍철 작가가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와인피부과 와인아트로드에 여행과 사람을 주제로 한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공공기관이 문을 닫아 전시를 즐길 수 없는 가운데 병원 갤러리를 활용한 여행 드로잉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전시의 주인공은 '건축의 탄생'을 집필한 건축작가 김홍철이다. 김 작가는 건축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사람을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다.

김 작가는 "최근 코로나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주제인 여행속 만난 사람을 선택 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가 전시하는 장소는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와인피부과 와인아트로드다.

와인피부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김 작가의 그림을 함께 보며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초대전을 개최하게 됐다.

김홍철 작가의 전시 주제는 '결국 그렇다는 것'이다.

김홍철 작 교토 벚꽃구경 온 부녀
김홍철 작 교토 벚꽃구경 온 부녀

김 작가는 "여행지에서 많이 걷다보니 다리가 아파 성당에 들어가 자주 쉬었지만 딱딱한 의자에 제대로 앉아있을 수 없어 길을 나오는 순간 맥도날드를 봤다"며 "배도 고프고 힘든 저는 그제서야 '하나님'을 외쳤다"고 했다.

"외국 여행을 다니면서 나와 다를 거라고만 생각했던 그들의 표정과 말투, 행동은 결국 모두 내가 알던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사람 사는 것이 '결국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맥도날도도 마찬가지였죠. 그때만큼은 제가 종종 쉬던 성당과 맥도날드의 무게는 같았으니까요."

코로나19 발생 이후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는 지금 김 작가가 2018년까지 여행했던 여러 나라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을 담아냈다.

"죽일 듯이 싸우다가도,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함께 즐겁게 웃더라구요. 한마디 말도 없이 늙은 친구와 공원 벤치에 앉아 하루 남은 시간을 간신히 버텨내고 있어도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는 모습, 자신의 어린 아들과 시끄러운 페스티벌에서 즐겁게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은 결국 모두 같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김 작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동안 다녔던 외국 여행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그 또한 감사한 시간이었음을 되새기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필 드로잉 43점과 아크릴화 4점, 수채화 1점으로 대작 보다는 소품 위주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김 작가는 사람에 관한 글과 그림을 일간지와 건축관련 협회지에 연재하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드로잉아티스트로 방송출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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