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존버'로 즐긴다

와우팟 사옥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끈질기면서도 유쾌한 '존버'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그 시작점은 청주시 흥덕구 강서1동(가로수로)에 있는 ㈜와우팟(대표 김재원)이다. 2018년 4월 법인을 설립한 와우팟은 청주시 복대동의 중국음식점을 개조해 유튜브,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2019년 5월,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의 현 사옥에 입주하면서 강서동 시대를 열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비속어이기도 한 '존버'는 원래 '끈질기게 버티는 사람'을 비아냥거리는 말이다. 하지만 와우팟은 '존버에 대한 존경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이 단어를 차용했다.

# 제1회 비대면 전국 존버가요제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을 모을 수 없는 공연예술계의 사정을 감안해 '제1회 비대면 전국존버가요제'를 준비했다.

이 가요제는 참가자들이 보낸 무반주 노래영상을 심사한 뒤 리그전 형식의 준결선과 최종 결선만 존버커페에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역의 프렌차이즈업체인 '석호네 닭발(대표 조석호)'과 '신백수컴퍼니(대표 신백수)'가 공동주최한다. 참가비 없이 1등 상금 300만원을 비롯해 총 500만원의 상금이 걸려 벌써부터 존버 예술인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장르, 성별, 나이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가능한 '제1회 존버가요제'는 1인(솔로)을 원칙으로 하며 오는 9월 15일까지 와우팟(wowpot.co.kr) 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asdf00766@ine.co.kr로 동영상을 제출하면 된다.

경연은 9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동영상 심사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선발해 11월 20일 존버카페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043-236-2570으로 문의하면 된다.

신백수 대표는 "무반주로 진정한 실력자를 찾아낼 예정"이라며 "본선은 본인들이 반주를 준비해오면 그 반주에 맞춰 심사할 예정으로,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 오락·연예 채널 '존버카페'

와우팟 콘서트홀. / 이지효
와우팟 콘서트홀. / 이지효

와우팟의 방송 공개홀이자 커피숍(일반음식점업)의 이름은 '존버 1.0'이다. 또 오락·연예 채널의 이름도 '존버카페'다. 존버카페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라이브콘서트가 진행되며, 실황은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김종훈, 류기행 등의 가수가 발라드,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또 최근 불기 시작한 트로트 바람을 타고 윤경, 오대산, 성지영 등의 지역 내 트로트 가수들도 자기 이름을 걸고 라이브를 시작했다.

존버카페의 가수들은 하나 같이 설 자리가 마땅치 않음에도 '지역'의 대중예술계에서 '존버정신'으로 버텨온 이들이다.
 

# 와우팟 시사·교양 채널 '미디어Z'

상생충북 방송 현장. / 와우팟 제공
상생충북 방송 현장. / 와우팟 제공

지난 6월19일 3시간 특집 생방송으로 개국한 미디어Z는 시사·교양 채널을 표방한다. 미디어Z와 존버카페는 고비용, 장비산업인 공중파방송과 달리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무료 플랫폼을 활용해 24시간 방송하는 대체언론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슬로건도 '대자유(대체·자립·유력)'다.

미디어Z는 지역언론인 출신인 이재표 국장이 진행하는 'N터뷰, 前前긍긍' 등의 대담프로그램 외에도 지역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그것을 알려주마' 김성식 여행가의 여행담을 듣는 '바람결 따라가 세계오지여행' 등을 제작하고 있다.

미디어Z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에게도 마이크를 빌려주고 있다. 8월 20일부터는 김은숙 시인의 진행으로 지역작가와 책을 소개하는 '다독다讀'이 격주로 정규 편성됐다.

와우팟은 이밖에도 괴산고추를 재료로 석호네 닭발과 협력해 '괴산고추 닭발'을 출시하는 등 존버마켓 개장도 준비하고 있다.

김재원 와우팟 대표는 "존버마켓은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협력을 꿈꾸는 일종의 홈쇼핑 방송"이라며 "존버카페의 연예오락, 미디어Z의 시사교양과 더불어 홈쇼핑까지 기존방송이 하는 것은 다 흉내 내겠다. 존버정신은 끈질기면서도 유쾌한 것"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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