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

떠나자! Tour

바야흐로 소금판 위에서 붉게 익어 가는 대하의 향이 그리운 계절이 다가왔다. 하늘은 높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져 완연한 가을을 예고하고 있다. 가을은 또한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다. 이 수확의 계절에 홍성 남당리에서 들려오는 대하축제 소식은 미식가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대하하면 떠오르는 곳이 충남 홍성 남당리다. 한번이라도 홍성 남당리를 찾아 왕대하의 맛을 본 사람이라면 그 담백한 맛과 구수한 향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하의 본고장 홍성에서 싱싱한 천수만 대하를 맞볼 수 있도록 1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부면 남당항 일원에서 ‘제 10회 홍성 남당 대하축제’를 개최한다.

◇ 대하란

대하(大蝦)는 일명 왕새우라고 하며 보리새우과의 한 종류다. 가장크게 성장했을 때는 몸길이가 30-36㎝에 이르며 몸빛은 밤빛 또는 자주빛을 띤 갈색이며 등쪽은 붉은 흙색, 배족은 빛이 엷고 각 마디의 측면에는 담청생의 얼룩얼룩한 무늬가 있다.

잡히는 즉시 죽어버리는 성질로 저장이 어려운 대하는 ‘바다의 어른’이라는 특이한 별명도 갖고 있으며 이는 할아버지들의 수염이 긴 것처럼 긴 수염(촉수)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본고장은 남미쪽 대서양이지만 그 크기나 품질 면에서는 우리나라 것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한다.

◇ 대하집산지 남당항

대부분 서해연안에서 잡히고 있으며 홍성 남당항에 80%정도의 양이 모여들고 있어 그야말로 대하의 집산지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무분별한 간척사업으로 인해 대하의 어획량이 크게 감소했고 어민들에게는 생계의 위협으로 다가오게 됐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뭉치기 시작했고 지난 1991년부터 천연의어장에서 나는 대하를 이용하여 축제를 준비하게 됐고 5년 후인 1996년에 제 1회 남당리 대하축제가 개최됐다.

대하의 산란 시기는 양식과 자연산 모두 4월말에서 6월중순경으로 10월이면 성장하여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 지방에서도 남당리가 위치한 천수만 일원은 바다바닥이 모래층으로 분포되어 있어서 산란이 가장 쉽고 빨리 부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 양식에서도 이 같은 이점이 적용되며 특히 천수만일원은 먹이사슬의 1차 먹이인 미생물(플랑크톤)이 많아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남당리 대하는 초여름인 5월경 천수만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 죽도주변에서 산란해 안면도 바깥쪽에서 자란 뒤 초가을로 접어들면서 고향인 죽도주변으로 되돌아오는 회귀성 어족이다.

이에 따라 초가을인 9월중순부터 이듬해 봄까지 죽도를 마주보고 있는 서부면 남당리 포구엔 대하를 맛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인파로 북적인다. 죽도건너편 안면도 백사장포구에도 대하잔치가 열리지만 대하에 관한한 남당리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천수만의 핵심포구인데다 죽도대하의 본고장이라는 점에서 대하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남당리를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당리 포구의 대하먹기는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운치를 즐길 수 있다. 갯벌이 훤히 드러나 있을 때 설렁하던 포구가 밀물로 물이 차면 활기가 넘쳐나고 찰랑거리는 파도소리와 숯불에 탁탁 튀어 오르는 왕소금 소리를 벗삼아 대하를 즐기는 맛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그림속의 어촌처럼 작고 조용하던 남당항은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번잡한 명소가 됐다. 그리고 지난 2000년에는 2종항이었던 남당항이 1종항으로 승격되었으며 1종 항만건설사업이 한창이다.

▶가볼만한 곳

◇ 오서산·용봉산

은빛깔의 억새풀이 넘실대는 오서산을 비롯해 제2의 금강산이라는 용봉산, 김좌진장군 및 한용운선생 생가지를 포함한 산재한 문화유산도 관광객이라면 들러볼만한 곳이다.

주말 승용차나 열차를 이용해 홍성에 도착, 오서산을 등반한 뒤 홍성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남당리로 나가 대하맛을 즐긴 다음 광천에 들러 토굴새우젓을 구입하는 것이 가을철 홍성여행의 필수코스라는 게 홍성 관광담당자의 귀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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