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 DB
국회의사당 전경 / 중부매일 DB

대한민국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가 거론될 정도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데 의사는 파업을 하고 사상 최장의 장맛비에 역대급 바람을 몰고 온 태풍 등 사방에서 경고음이 울린다. 어느 것 하나 간단치않은 재난들이 복합적으로 거듭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위협받는 국가적 위기를 맞은 셈이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하나된 모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오늘도 상대방 흠집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수도권발 코로나 확산은 이제 지역의 경계를 넘어선 모습이다. 여러 교회를 통한 'n차'감염이 지역으로 번지면서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매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되고 있다. 더구나 집단감염의 시발점인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참석·방문자 확인에 차질을 빚으면서 방역작업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숨은 의심자들을 검진대 앞에 세워야 하는 데 정치권은 상황을 더 악화시고 있다. 여당에서 책임추궁에 방점을 찍자 미래통합당은 거리두기로 응대하는 등 사태종식은 남의 일일 뿐이다.

감염상황이 이러니 경로파악이 안되는 수도권내 깜깜이 환자비율이 1/3을 넘었다. 그런 만큼 갈수록 커지는 'n차'감염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여야를 넘어 집회주최측과 교회 지도부를 설득하고 이들의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 그것이 국가지도자가 가져야 할 모습이고 올바른 자세다.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를 받아 권력을 쟁취하려면 그에 합당한 역할과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 실수나 바라고, 어부지리나 얻으려한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스스로 자기 발목을 잡게 된다.

코로나의 주변여건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의사협회가 정부와 갈등으로 집단휴진을 선택했지만 이 과정 어디에도 정치권은 보이지 않고 아무런 역할도 없었다. 갈등을 조정하고, 협의를 이끄는 게 정치권의 첫번째 할 일인데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다. 지금의 처지만으로도 최악인 학교와 학생, 특히 고3은 학사와 관련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게되면서 체념에 빠졌다. 그런데도 정치권 어느 누구하나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문제가 벌어진 연후에나 관심을 보이는 척 할 것이다.

책임질 일은 발을 빼고, 생색내는 것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현안에 대해서도 말뿐이다. 거리두기 3단계에 대해 정치적 주장만 난무하고, 추가 재난지원금은 또 백가쟁명이다. 대전에서는 확산차단보다는 상대 당 행사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청주에서는 사회분위기에 역행하는 행사를 부추기는 듯한 태도로 빈축을 샀다. 그런 사이에 자녀를 돌볼 여력이 없는 맞벌이부부는 한숨만 내쉬고, 방역일선에서는 격무와 폭염에 의료진이 쓰러지고 있다. 이런데도 나몰라라하는 것을 보면 딴나라 정치권인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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