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가지 숨겨진 암호 해석… 창제 진실 밝혀

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컷.
영화 나랏말싸미 스틸 컷.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한 진천 광혜원고등학교 교장 최시선 수필가가 훈민정음 탄생의 의문을 품고 그 비밀을 연구한 결과물이 세상에 나왔다.

바로 맥락적 근거로 파고든 한글 탄생 비밀 이야기를 담은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경진출판)'가 그것이다.

최 수필가는 2019년 7월 개봉한 영화 '나랏말싸미'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평소 한글을 사랑하고 세종대왕을 흠모하던 저자에게 '신미'라는 새로운 인물은 엄청난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최 수필가는 훈민정음이 무엇인지 공부하기로 마음 먹고 훈민정음 해례본 공부를 위해 두달동안 청주와 서울을 오갔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기쁘고 뿌듯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훈민정음이 어떻게 탄생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한 그는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고 인터넷을 뒤지며 일과 외 남는 시간에는 온통 훈민정음 알아보기에 매달렸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에는 앞뒤 설명 없이 세종 25년 12월 30일 기사에 앞뒤가 잘린채 달랑 57자의 한자가 나온 것이 전부였다. '훈민정음을 창제하다' 바로 이 한줄로 그렇게 오랫동안 공들이고 만든 한글을 알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하기 시작했다.

최시선 수필가
최시선 수필가

최 수필가는 이렇게 훈민정음 연구에 몰두하다보니 훈민정음 비밀코드 15가지를 발견하게 됐다.

먼저 훈민정음 언해본 세종어제서문 글자수가 108자이고 훈민정음 해례본 정음편(서문+예의) 한자 갈래수가 108자, 월인석보 권1의 종이장수가 108장이다. 이는 불교의 108번뇌가 연상되는 숫자가 아닐 수 없다.

훈민정음 해례본 종이 장수 33장은 불교의 우주관 33천과 일치한다. 저녁 예불에 33번 범종을 울리는 것처럼 말이다.

훈민정음 창제 문자수는 28자 이는 새벽예불시 28번 범종을 울리는 불교의 우주관 28천과 일치한다.

또한 훈민정음 창제 중성(모음) 기본자는 3자로 불교의 신성수인 3을 연상시킨다.

이밖에도 세종이 신미에게 내린 26자 칭호 중 우이국세(祐國利世) '나라를 돕고, 세상을 이롭게 했다'라는 뜻으로 신미가 훈민정음 창제에 관여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것을 포함해 총 15개의 비밀 코드를 발견한 최 수필가는 '다빈치 코드'가 아니라 신미대사가 심어놓은 '한글코드'라고 확신하고 있다.

최 수필가는 이러한 의문에 대해 나름의 답을 제시하고 영화보가 더 맥락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들며 훈민정음 탄생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 교양서적이지만 합리적 의심으로 다가간 연구보고서다. 글 또한 에세이로 풀어내 다음 이야가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1부는 '영화 '나랏말싸미' 그 후'다.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은 후 저자 나름의 의문을 SNS에 올린 글을 다시 풀어썼다. 현장에 직접 가보기도 하고, 지인들과 함께 토론한 내용도 담았다.

2부는 '훈민정음을 공부하다'로 저자의 의문을 바탕으로 '훈민정음' 해례본을 공부하고 알게 된 내용을 글로 썼다. 여기서 백미는 단연 '훈민정음 비밀코드'다. 이곳에서 코드를 다 설명하지는 못했다.

3부는 '훈민정음에서 신미를 보다'이다. 이 글은 연구 논문이다. 공부하다 보니 공모 논문을 썼는데, 이것이 지역 학술지 '충북학' 21집에 실렸다.

4부는 '조선왕조실록에서 훈민정음과 신미를 보다'이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훈민정음 10건, 신미대사 69건의 기사(신미대사 이름으로 139번 등장함)를 샅샅이 뒤져서 하나하나 해설을 붙였다. 그리고 가감 없이 상상과 추론을 더했다.

최 수필가는 "저작으로는 15년만에 내는 책으로 정말 힘들고 어렵게 쓴 책"이라며 밝혔다.

"훈민정음 탄생에 관한 책은 예민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용기를 내어 썼습니다. 신미대사는 정말 대단한 분이었습니다."

2006년 문단에 데뷔해 한국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부매일에 수필을 연재하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 '청소년을 위한 명상 이야기', '학교로 간 붓다', '소똥 줍는 아이들', '내가 묻고, 붓다가 답하다', 수필집 '삶을 일깨우는 풍경소리'가 있다.

이 책을 위해 '훈민정음' 해례본 강독 교육을 마친 그는 현재 다음 카페 '한글 창제와 신미대사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최 수필가의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북 콘서트가 오는 3일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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