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재확산되는 등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뒤늦은 폭염까지 더해져 국민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 방역의 기본인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온열질환을 부추길 수 있어 감염병과 폭염의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300~400명씩 늘어나고 있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많게는 하루 40~50명씩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 보건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의사들의 파업이 진행되면서 의료공백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그야말로 보건환경이 갈수록 태산인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건강문제는 감염 자체만이 아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대인접촉을 꺼리면서 발생하는 우울증과 사태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 무기력증 등 정신건강에도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이뤄진 우울증 상담은 37만건을 넘겨 지난해 전체 상담건수를 앞질렀다. 또한 충북에서 진행된 코로나19 심리지원 상담건수도 벌써 1만건을 넘었다. 이들은 대게 불안감, 스트레스, 무기력, 고립감 등 정서적·심리적 불편과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처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코로나19만으로도 힘겨운 판에 매년 돌아오는 독감시즌이 코앞이다. 이들 감염병은 둘 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원인인데다가 증상이 비슷해 동시유행이 되면 방역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독감은 보통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밤낮의 기온차가 커지는 9월부터 시작돼 겨울까지 이어진다. 충북에서만 한해 5만~6만명의 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어서 코로나19와 겹칠 경우 고위험군 등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더구나 올해 유별났던 수해현장의 방역은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감염병만 피한다고 국민건강 불안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사상 최장의 장마로 인해 한동안 주춤했던 폭염이 뒤늦게 기승을 부리고 있다. 평균적으로 7월중순부터 8월중순까지 기승을 부렸던 폭염이 올해는 8월 중순이후로 미뤄진 것이다. 이에따라 최근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전국의 온열질환자는 47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3가 줄었고 충북은 70% 넘게 감소했다. 하지만 장마가 그치자마자 다시 폭염이 시작되면서 보름사이에 사망자만 8명, 신규 환자는 500여명에 달한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은 단기간내에 큰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경북에서는 최근 폭염경보속에서 일주일새 4명이 숨졌다. 더구나 올 더위는 9월중순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앞으로도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과 수해복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소방당국에서 대응체제를 강화했지만 만만치 않은 의료계 사정이 또 문제다. 파업 가능성이 계속 잠재돼 있는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이래저래 국민건강이 염려되고 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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